고비고비를 넘어

by 최봉기

인생에서는 마치 육상의 '장애물 달리기'처럼 각종 고비들이 시기적으로 늘려있다. 그 하나씩의 고비를 넘으며 성장과 도약을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에는 반대로 추락도 한다.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첫 번째 고비라면 모르긴 해도 대학 진학일 것이다.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할 경우 인생의 첫 단추는 잘 끼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다음으로 군복무와 취업, 승진 등의 고비가 있는데 잘 나가다가 하나씩 이어지는 단계별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해 삶이 꼬이는 수도 있다.


사업의 경우 매출 확대로 인한 법인 전환, 상장이나 해외진출 및 다각화 등 단계별로 다양한 고비가 있다. 기업은 규모가 커지고 업종이 많아질수록 관리가 어려워지며 위험 또한 증가한다. 또한 경제여건이 양호할 때엔 모르지만 IMF사태와 같은 큰 위기가 닥칠 경우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廢業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비는 국가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세계 최고 강대국이라는 미국도 영국에서 청교도들이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이주해 와서 첫해에는 飢餓와 冬死에 시달렸지만 영국을 상대로 독립전쟁까지 벌였다. 사실 영국과 앙숙인 프랑스의 전폭적인 도움에 힘입어 승리한 것이고 독립 후에도 남북전쟁과 대공황에 태평양 전쟁이란 고비를 무사히 넘겼기에 미국은 현재의 榮華를 누리는 것이다. 이러한 역경을 극복하고 미국이 지금까지 승승장구해 온 과정을 들여다보면 지리적 혹은 대내외적인 환경 등에서 '축복의 나라'라는 찬사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하나로 고비를 잘 넘겼기에 현재의 아메리카가 나온 것이다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일본의 지배를 그것도 한두 해가 아닌 36년씩이나 받았고 그것도 모자라 동족 간 처절한 전쟁까지 겪었다. 그 후 이런저런 경제위기를 겪었지만 고비고비마다 은근과 끈기 그리고 불굴의 투지로 위기를 극복한 결과 선진국이 되어 현재와 같은 번영을 누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은 서로 싸우다가도 위기가 오면 똘똘 뭉치는 底力을 보여왔다.


'미래학'이란 학문분야는 향후 닥쳐올 고비까지 예측해 내는지 모르지만 앞으로 다가올 고비란 게 과연 어떤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식량과 자원의 고갈, 그리고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며 생기는 재해 등과 같은 만만치 않은 위험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환갑 나이인 나란 존재가 앞으로 20~30년간 산다고 할 때 그 안에 또한 그 후 우리 후손에게 닥칠 고비라면 어떤 게 있을까? 대한민국은 중화학공업을 통해 개인소득 만불과 2만 불 시대를 열었고 반도체를 통해 3만 불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현재 4만 불이 되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파운드리' (foundry, 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경쟁력 확보라고들 하는데 현재는 대만이 이 부문을 휩쓸고 있다.


또한 가까우면서도 멀기만 한 남북 관계에 있어 統一이란 과업도 언젠가는 넘어야 할 고비일 것이다. 만일 그리만 된다면 엄청난 도약 즉 세계 2~3위의 경제대국까지 가능하다는 예측들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통치자란 이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금명간 통일 논의란 건 나오기 힘들 것만 같다. 통일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민들을 굶기며 핵폭탄 하나로 버티는 북한이 파산을 할 때 남한이 아닌 중국 편에 붙는 것이라고 한다.


세상살이는 이렇듯 고비고비로 이어진다. 고비를 못 넘기고 좌절해 폐인이 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고시 실패자이다. 하지만 한번 고비에서 좌절했지만 재기하여 더 큰 성공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어찌 보면 이런 이들이야 말로 삶의 깊이를 알기에 약자의 심정을 진정 이해하고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곧 있을 총선과 다가올 대선에서는 이러한 인물이 당선되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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