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겉으로는 정의롭고 당당한 듯 행동하지만 껍데기를 벗긴 속의 모습은 그렇지 않은 이들이 꽤 많다. 이들의 특징은 대개 화술이 뛰어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 또한 말 바꾸기도 잘한다. 혹 상대가 자신의 의표를 찌르면 화제를 잽싸게 또한 능글맞게 다른 쪽으로 바꿔버리면서 위험을 모면하는 재주 또한 프로 수준이다. 특히 정치인들 가운데에는 이런 교묘한 방법을 즐기는 이들이 더러 있다. 비단 정치인이 아니라도 그런 유형의 인물로는 종교인과 학자까지 있는 게 현실이다.
머지않아 총선을 앞둔 현 정치판에는 여야 간 힘겨루기가 연일 펼쳐진다. 한쪽은 대표란 이가 법정에 주 몇 회씩 출두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어떻게든 재판을 지연하며 차기 대선에서 최후의 승부를 걸어 사면을 통해 위기를 모면코자 외줄 타기를 하며 정치생명을 건 살벌한 도박판을 벌인다. 반대쪽 정치인들은 친북 주사파들이 그 당의 대표를 감싸며 대한민국을 종북으로 몰아간다고 주장한다. 친북 성향 정치인들의 주장을 보노라면 과거 해방 후 남로당이 주장한 주한미군 철수와 민중해방 등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결국 당시 박헌영 등 남로당간부들은 월북하여 미제 스파이란 죄목으로 숙청되었다. 이렇듯 일부 정치인들은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 없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눈이 멀어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이들이 정치판에 더 이상 얼쩡대지 못하도록 심판했으면 싶다.
이렇듯 정치인들은 속과 겉이 다른 부류로서 지탄을 받지만 이들의 올바르지 않은 행실이 사회를 오염시켜서인지 이들을 흉내 내는 이들이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우선 종교이다. 교회의 성직자들은 성서의 복음 몇 장 몇 절까지 들추며 자신들이 마치 하늘에서 임명받은 이들인 듯 행세한다. 그들은 자신들을 따르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도 설교한다. 2천 년 전 미천한 신분으로 세상에 와서 복음을 전하고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며 눈을 감은 예수란 인물을 욕하거나 폄하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성직자들은 겉옷을 벗기면 의외로 무척 현실적일 뿐 아니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성서를 해석하는 일이 많다. 성서의 無所有나 용서와 같은 가르침은 교회에 헌금을 하면 죄도 용서받고 영원한 생명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요즈음에는 '신천지'라는 교파의 신도들이 개신교나 천주교 신도들에게 접근하여 이들이 취약한 요한계시록 관련 내용의 비유풀이를 통해 교인 빼오기에 주력한다. 문제는 처음에는 자신들의 정체를 일체 함구하며 의심을 못하게 하면서 감쪽같이 자기 사람으로 만든 후에는 빼도 박도 못하게 하는 전교 방법에 있다. 특히 명문대 학생들 중에 신천지에 빠져 가족까지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들이 말하는 재림 예수는 자신들의 교주인 '이만희'라고 한다.
대학교는 어떠한가. 학자들은 강의와 연구를 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교수들의 경우 대개 강의는 나름 준비를 해서 하지만 오랫동안 해오던 것이라 연구에 비해 부담이 적다. 하지만 연구의 경우 제대로 된 논문을 완성하려면 한동안 고생을 하는데 그 대가로 그만한 보상을 받지 못하기에 강의에 비해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학위논문의 경우 열정을 다해 잠도 자지 않고 매진하지만 막상 교수가 되고 나면 의무적이라면 몰라도 자발적인 연구는 크게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표절 시비가 계속 발생한다.
진실한 삶의 태도는 인간의 마땅한 도리이다. 하지만 그리 살려면 여러모로 힘들고 그만한 반대급부가 없다 보면 자꾸 요령을 피우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얄퍅한 행태가 늘고 있는 세상이다. 정치와 종교 그리고 학교까지 오염되는데 이밖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사회도처에 퍼지고 있음을 직감한다. 원칙에 충실하고 편법이 아닌 正道를 걷는 이라면 당장 눈에 보이는 보상이 아니라도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지키는 당당함과 자긍심을 보상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하리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