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는 과연 20대 위에 君臨할 수 있을까?
현재 환갑을 맞이하는 60대 남성은 살면서 온갖 모진 세상풍파를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이들이다. 베이비붐세대 끝자락에 태어나 콩나물시루와도 같은 교실에서 교육을 받고 군복무까지 했다. 또한 직장생활 혹은 개인사업을 하며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느라 온갖 더럽고 아니꼬운 것도 참으며 고생도 하였다. 그 후 그들은 이제 은퇴해 자식을 독립시킨 후 손자까지 돌보며 찬란한 日出 대신 日沒을 바라보며 얼마 남지 않은 삶 속에서 별 여유롭지도 않은 생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삶의 영상을 거꾸로 감아 20대로 돌아가 대학생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명문대를 나와 高試에 합격하거나 좋은 직장에 취업하면 삶이 성공적일 걸로 보인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학교란 곳은 삶의 작은 실험실 내지 축소판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된다. 따라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은 살면서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것이다.
20대와 60대를 비교한다면 우선 20대 때는 피가 끓고 覇氣가 넘친다. 또한 세상 때를 묻지 않아 마음이 무척 순수하고 의욕으로 충만하지만 자칫하면 함정에 빠져 큰 피해 내지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이렇듯 찾아오는 시련을 스스로 잘 이겨내지 못하면 자칫 실패자가 되거나 심할 경우 중도에 삶을 포기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20대 때는 자칫 밟을지 모를 지뢰를 피하기 위해 삶의 유경험자인 60대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60대도 20대에게 배울 건 있음에도 자신들이 20대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왜냐하면 자신은 20대를 겪어보았기에 20대가 하는 생각이 어떤 것인지를 대충 알고 있다. 따라서 60대는 20대를 잘 이끌어야 함에도 간혹 아집과 권위로 20대들을 '애송이'로 보거나 그들의 때 묻지 않은 생각을 현실에 맞지 않다고 깡두리 묵살해 버리기도 한다. 그런 식의 고압적인 태도는 20대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한다. 따라서 60대는 인생의 선배로서 자식벌 되는 이들을 인격적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60대와 20대는 삶의 이해나 깊이면에서 차이가 있기에 이를 뛰어넘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예를 들어 20대인 아들이 교제를 하는 여자친구를 결혼상대라고 집에 데리고 올 경우 60대인 父母는 고개를 내저을 수도 있다. 자식은 순수한 사랑을 이유로 결혼을 하겠다고 하지만 부모는 집안 내력과 가족구성 및 성장과정이나 성격 등 제반요소까지 꼼꼼히 살펴보고는 불가 판정을 내리기도 하는 것이다. 젊은 남녀는 사랑이면 뭐든 이겨낼 수 있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양가의 경제적인 격차가 너무 클 경우 결혼 후에도 평온한 삶을 누리기는 힘들 수 있다. 이렇듯 부모는 자신들도 경험했던 순수함의 소중함을 알지만 그 순수함도 세상일에 치이다 보면 영속적이기 어렵다는 사실 또한 아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결혼당사자는 자식이지만 사사건건 간섭하는 것이다. 그런 부모 마음을 자녀는 부모가 될 때 비로소 알게 된다.
20대들은 남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자유 혹은 개성을 거침없이 내세우지만 이러한 것들이 60대의 눈에는 무례함 내지 객기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20대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때이므로 여러 가지 불이익 혹은 무시를 당하기 또한 쉽다.
하지만 山戰水戰을 겪어온 노병 60대도 20대 신참에게 배워야 할 게 있다. 60대는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므로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은 건 20대보다 별반 나은 게 없다. 특히 자신들이 과거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것에 대해서는 열등의식을 가지기도 한다. 반면 20대는 경험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재능이 있는 분야에 남다른 의욕을 바탕으로 도전함으로써 60대가 현재 상상하기조차 힘든 결과를 만들어낼 잠재력을 보유한다.
세상이 계속 발전해 가면서 과거 수직적이고 권위적이던 사회 질서는 수평적이거나 혹은 상호 협력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내가 청소년이던 시절 기성세대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이제는 나도 기성세대의 일원으로 청소년들을 보면 사랑스럽기보다는 나무라고 싶을 때가 많긴 하다. 특히 지하철에서 오래 통화하거나 크게 잡담하는 그들을 볼 때 그러하다. 하지만 기왕이면 도전적이고 패기에 찬 그들이 될 수 있도록 북돋아줄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도 나를 별로 존경하지 않을 것 같기에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