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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기 Mar 06. 2022

 '오징어 게임'을 보고

어릴 때 어울려 놀던 놀이 중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똥과자)', '줄다리기', '구슬놀이(홀/짝)', '오징어 게임' 등이 있었다. 이러한 놀이들이 성인 영화에 등장하였다. 넷플렉스에서 9회에 걸쳐 방영이 되었는데 한 자리에 앉아 회당 50분을 보려면 총 7시간 30분이 걸린다. 스토리가 극도로 잔인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기훈(이정 재분)은 자동차 회사에서 회사를 상대로 노동운동을 하다 해고되고 이혼 당해 반 노숙자로 지내다 지하철에서 딱지 맨(공유분)으로부터 묘한 게임을 제안받고 참가한다. 게임 참가자들은 자신처럼 하나같이 살길이 막막한 성인 남녀들이었는데 그중에는 S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증권회사에서 잘 나간다는 이웃 동생 상우도 보인다. 상우는 주식 투자로 가진 걸 다 날리고 빚더미인 상태였다


이들은 같은 운동복에 번호를 달고 운동장에 모여 첫 게임에 임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로봇 모양의 인형이 "무궁화~~"라고 하는 동안 움직이되 곧 멈춰야 하는데 계속 움직이는 사람을 향해 총이 발사된다. 이런 식으로 여럿이 사살당하고 일부는 남는다. 사망자들은 1억씩 사망보상금과 그만큼의 베팅금이 적립되며 최후의 승자는 그 적립된 베팅 금액을 손에 쥐게 된다. 이러한 잔인한 경기인지는 몰랐다고 하며 계속 게임을 참여할 건지 투표로 결정하는데 결과는 게임 포기. 기훈은 게임장을 나가지만 사회로 돌아갔다가 다시 생활이 막막하자 사회에서도 인간대접 못 받느니 또 한 번 게임장으로 돌아온다.


게임은 '달고나' (속칭 똥과자)에 세모, 동그라미, 우산 등의 모양이 새겨진 것을 고르게 하여 바늘로 금을 파서 세모 등 금 속의 모양만 남기고 나머지는 떼어내는 것이었다. 상우는 재수 좋게 세모가 걸려 쉽게 성공하지만 나머지는 힘들어하는데 한 여자는 라이트로 바늘을 달궈 요령껏 성공하여 그 라이터를 힘센 한 남자에게 건네주고 그 남자도 라이터로 침을 달궈 성공. 기훈은 침을 뒷면에 발라 녹여가며 요령껏 우산 모양을 벗기는 데 성공한다. 실패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사살되고 그만큼 승리 배당이 올라간다.


승리자들은 다시 모여 열명씩 팀을 구성, '줄다리기' 게임을 하는데 경기 요원과 특수관계인 의사 출신 남자로부터 다음 경기가 힘쓰는 게임이란 걸 알게 된 힘센 남자는 건장한 남자 중심으로 팀을 구성, 자신에게 라이터를 건넸고 몸까지 주면서 끝까지 지켜달라고 했던 여자를 팀에서 냉정히 내쳐버린다. 그 팀은 다른 팀과 붙어 승리하고 패한 팀은 사살되며 그만큼 승리 배당금이 올라간다. 결국 노인, 여성 셋과 상우, 기훈, 파키스탄 노동자 알리 등으로 구성된 팀이 남자로 구성된 한 팀과 붙게 된다. 노인의 승리 전략 (각자 한 명씩 좌우로 서고 허리를 뒤로 빼어 하늘을 보듯 드러눕고 앞에 둘, 뒤에 둘 힘쓰는 사람이 서서 당기는 것)에 맞춰 게임에 임하고 마지막 위태로운 상황에서 앞자리 상우가 세 스텝만큼만 밀려 주다 다시 당겨버리는 작전을 펼쳐 반전, 상대팀을 높은 데서 아래로 밀치고 승리를 한다.


그다음은 두 명씩 짝을 지워 10개 구슬로 구슬놀이(홀/짝 맞추기)를 하는데 상우는 짝 알리에게 10개 중 9개를 잃은 후 룰을 바꿔 승자가 되고 기훈도 노인과 짝이 되는데 노인이 치매로 게임을 따라가지  못하자 자신이 승자가 된다.


다음은 유리 바닥 지나가기. 우선 지나가는 순서를 정한 다음 거기서 한 사람씩  순서대로 바닥을 밟는데 바닥이 무너져 아래로 떨어져 줄줄이 패자가 되고 결국 기훈과 상우와 어린 여자 한 명이 살아남는다. 이 최후의 세명은 우대받아 고급 턱시도로 갈아입고 고급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식사 후 마지막 오징어 게임에 들어가는데 야비한 상우는 고기를 자를 때 사용하는 칼을 몰래 주머니에 감춰  여자를 찔러 죽인다.


마지막이 오징어 게임. 최후의 생존자 둘이 한 손에 칼을 들고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인다. 서로 찌르고 찔리며 싸우고 바닥에 뒤엉키기도 하는데 결국 상우는 스스로 자신의 목을 칼로 그리며 죽음을 택한다. 그리곤 최후의 승리자가 된 기훈은 승리 배당금 462억을 가지게 된다. 그 게임에 참가한 인간들은 경마장의 말처럼 베팅 대상이 되고 그 뒤에는 영어로 말하는 보스들이 앉아 게임을 즐긴다.


기훈은 참가자의 사망 대가로 갖게 된 그 돈의 일부를 상우 어머니에게 상우가 준 돈이라고 주면서 상우에게 죽임 당한  여자의 동생을 맡기지만 자신은 한 푼도 손대지 않고 은행 관리자랑 거액의 돈에 대한 상담을 할 때 만 원짜리 하나를 빌려 달라고 한다.


이상 복잡한 오징어 게임 영화의 스토리를  최대한 간단히 요약하였다. 인간이 놀이 혹은 베팅의 대상이 되고 게임이 하나씩 끝나며 목숨이 사라질 때 베팅 금액은 증가하는 비인간의 극치를 보여주는 스토리이다. 이야기를 창작해 낸 작가의 아이디어가 상상을 초월하고 영화 제작도 훌륭해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몰락한 사람들을 모아 사회에서 죽는 대신 목숨을 건 거액의 서바이블 게임에 참여하게 하여 피를 말리는 사투를 벌이는 스토리는 마치 인간을 투견장에 보내 도사견과 싸우게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앞으로도 컴퓨터와 같은 기계가 갈수록 발달하여 인간의 정신적 가치 대신 현금화할 수 있는 장기들의 가격의 합으로 환산될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 그리된다면 늙고 연륜이 있는 사람 혹은 도덕적으로 착한 사람의 몸값보단 골은 텅 비었더라도 튼실한 육체의 소유자가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인데 그런 일까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인간을 도구화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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