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과 권한대행 및 감사원장 및 검사 탄핵 등 정치권의 파행을 지켜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한 생각을 떨칠 수 없고 어떨 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뿐 아니라 우롱한다는 사실이다. 말로는 "국민들의 뜻"이라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 국민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이들이 그들이다.
한밤중에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한 것도 어떤 판단에 근거한 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고 계엄을 놓고 내란죄인지 여부에 대해 아직 헌재의 판결이 나지도 않았음에도 정치권과 언론 및 사법부까지 '내란'이란 말을 공공연히 사용하고 있다. 이는 내란 선동을 여론화함으로써 헌법재판소 판결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탄핵 인용으로 가져가기 위한 거대 야당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란 건 삼척동자도 안다. 판결이 빨리 나오게 함으로써 조기 대선에 총력을 다해 피선거권 박탈이란 벼랑 끝에 선 야당 총재의 사법처리와 야당의 선거지원금 반환을 무마시키려는 야당의 의도 또한 속내가 훤히 들여다 보이기에 반감만 재촉할 뿐이다. 죄를 지은 게 없으면 법정에서 당당하게 떳떳함을 주장하고 죄를 지었으면 법집행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 독재라고 외치며 죄 없는 자신들을 검사들이 마치 범법자 다루듯 한다고 난리다. 요컨대 야당은 공멸의 위기에서 상대편이 찬 자살골을 마치 자신들의 불치병을 낫게 하는 명약이라 생각한 듯 기사회생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들의 과격한 언행은 자신들이 현재 얼마나 초조했는지를 짐작케 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러한 여야의 '탄핵'과 '사법처리'간 시간차를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는 어떻게 결론이 날지 오리무중이며 이런저런 얘기만 무성하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들에게 국가나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게 과연 선진국 대한민국의 정치인가? 서글프기만 하다. 현재 여야는 보수와 진보라는 자신들의 지지층을 등에 업고 연일 줄다리기를 하지만 부동층의 향방에 따라 그 균형은 급격히 무너질지도 모르기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양쪽의 지지층간 우연히 논쟁이라도 벌어지면 큰 싸움이 벌어질까 정치얘기는 다들 조심한다. 이처럼 절충이라고는 없는 양극단의 정치 구도가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궁금하기만 하다. 현재의 모습은 해방 후 좌우익 간 찬탁 반탁을 놓고 서로 살벌하게 다투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비정상적이고도 심지어 야만적이기까지 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여기서 밀리면 자기들은 끝장난다는 강박관념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재 탄핵 관련 헌재판결의 도마 위에 있는 사람이든 사법처리의 도마 위에 있는 사람이든 법적으로 어떤 심판을 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시기를 놓고 이런저런 경우의 수만 따지거나 변명 혹은 자기 합리화에 급급하기보다 소신껏 혹은 투명하게 입장을 밝히는 일이 필요하건만 현재 그런 걸 기대한다는 건 우물에서 숭늉 찾기가 아닐까 싶다.
현재 정치시스템은 국민이 의원들을 투표로 뽑기에 국민에 의해 선택된 이들은 국민의 대표라는 이유로 면책특권 등 일반인은 꿈도 꾸지 못하는 엄청난 권한을 가진다. 하지만 피선거권자들이 그 정도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준하는 자질이나 식견을 포함해 도덕성이나 사회적인 명망 등을 두루 갖출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된 '의료대란'과 '계엄사태'란 것도 식견이나 균형적인 판단력 부재 때문이라 해도 별 틀린 말이 아니다. 따라서 국민의 대표가 될 사람이라면 일반적인 엘리트의 기준에다 뭔가 차별적인 기준까지 함께 갖추어야 하리라 보인다. 통념적으로 엘리트는 머리가 조금 좋아 명문대를 나오고 고시를 합격했거나 박사학위를 가진 자를 말한다면 이밖에 독서량과 사고력 그리고 군복무 여부 및 국가관과 도덕성, 봉사정신 등이 추가적으로 평가항목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현재 정치인이란 이들 가운데에는 엘리트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밖에 내세울만한 역량도 없이 과거 운동권에서 반정부 데모를 해서 형집행을 받으며 병역의무까지 한방에 말끔하게 해결한 걸 마치 훈장처럼 가슴에 버젓이 붙이며 행세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떨어지는 식견과 사고력 대신 상대방 비꼬우기나 인신공격 그리고 고성 지르기 등을 자신들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며 의정활동을 한다. 결국 이들은 국민들의 혈세로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비생산적인 직업인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여야정치인들이란 작자들이 국가 발전을 위한 고민과 토의 대신 이권다툼을 하며 서로 싸우니 국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신들 스스로는 좋은 지표만 내세울 뿐 아니라 심지어는 나온 지표를 조작하기조차 한다. 그러다 만일 과거 IMF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에도 이들은 서로 반대당에 그 책임을 돌리며 핏대를 올리려 할 것이 눈앞에 그려진다.
한심한 이 땅의 정치인들이여! 당리당략만 내세우며 싸우다 국운이 기울자 나라 팔아먹던 인간들과 그대들이 과연 뭐가 다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라 망치는 짓거리일랑 그만두고 후손들에게 손 까락 질 받지 않도록 정계를 떠나거나 국민들에게 떳떳한 짓을 하기 바란다. 적당히 어찌 되겠지 하다가 패가망신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