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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기 Mar 10. 2022

대한민국 이혼율 세계 수준

현재 이혼율은 과거 우리가 어릴 때보다는 훨씬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나온 조이혼율 (1000명당 이혼건수) 통계를 보면 대한민국은 2.1로 나온다. 조이혼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러시아로 4.8, 미국은 3.2 (네바다주만 14), 반대로 가장 낮은 나라는 스리랑카로 0.15, 베트남은 0.4, 세계 평균은 1.97, 중국 3.2, 일본 1.7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보다는 높다.


1990년 1.1에서 15년 사이 2배가 된 것이며 OECD 회원국 중 9위이다. 매일 300쌍 정도가 이혼 도장을 찍는데 지난해 이혼 건수가 10만 6,500건, 결혼 한 부부가 21만 3,000쌍이니 같은 해 절반에 해당하는 부부들이 돌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근 황혼 이혼이 증가세이다.


위의 통계치를 보면 생활수준이  올라가면 행복해져서 이혼이 적어질 것 같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이다. 못 사는 나라는 이혼할 여유도 없는 듯하다. 우리도 쎄가 빠지게 일해야 겨우 먹고살던 시절엔 이혼을 생각할 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때는 이혼하는 경우 배가 불렀다고 보진 않았던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한다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개 20대 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누구나 결혼이란 걸 한 번쯤 생각한다. 그때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아 남녀 공히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방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순수함만으로 거친 세상을 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결혼이란 걸 할 때엔 조건을 놓고 비교도 한다. 인간성, 능력, 집안, 가족 구성, 학력, 직업 등. 이리저리 따지다 보면 인간이 물건처럼 흥정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내가 알던 한 여자는 남자의 직업이 의사라고 하면 환장을 하였는데 결국 꿈을 이루어 의사랑 결혼은 했다. 하지만 그 의사가 과부의 외동아들이다 보니 시어머니란 사람에게 참기 힘들 정도의 갈귐을 당하며 산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였다. 그걸 보고 자업자득이라고 한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룬 경우에도 불량품이 나오곤 한다. 처음엔 모르지만 자식이 생기고 경제적으로 또한 성격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잘 극복하지 못할 경우 차라리 혼인 계약을 파기하고 혼자 살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모르긴 해도 이혼을 한다면 자식이 있는 것보단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주변에는 (이 나이에 미혼, 심지어 신혼) 별거, 이혼한 친구들이 있다. 얼마 전 한 친구는 자식 돌잔치 한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그 친구는 구순에 생존해 있다면 손자 아닌 자녀 결혼식 청첩장을 보낼지도 모른다.


이혼의 이유에는 배우자의 상습적인 바람, 구타, 실직이나 사업실패로 경제적 능력 저하나 상실, 성격차이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성격 차이는 주로 20대나 30대 부부의 이혼 사유일 수 있는데 이는 인내력 부족이란 말로 대체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부는 맞춰가며 산다고 해도 성격 차이가 너무 심할 경우엔 그리 되기도 힘들다.


성격 차이는 좀 더 깊게 관찰해 보면 가치관의 차이일 수도 있다. 부부 중 한 명은 남만큼만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배우자는 일류 부자의 삶을 고집할 경우 함께 사는 것도 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자들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였는데 한 친구는 남편이 행시를 통과한 공무원이고 또 한 친구는 남편이 성공한 사업가로 재산이 많을 경우 후자는 기사가 딸린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모임에 오는데 전자는 자신이 소나타를 운전해서 올 경우 모임을 마치고 귀가해서 전자가 남편에게 귀에 거슬린 얘기를 할 수도 있다. "학교 다닐 때 나보다 공부도 못하고 별 볼 일 없던 애가 좋은 차 차고 좋은 집에서 사는데 당신은 늘 그 모양 그꼴..." 그러다 보면 남편이 자존심이 상해 청렴하게 일만 하던 사람이 뇌물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그러다 걸려서 옷을 벗을 수도 있다. 결국 배우자가 남편의 사회생활을 망치게 할 경우라면 이혼을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내가 아는 한 선배는 해외에서 봉제 관련 사업을 하며 한때 일산에 집도 하나 지어 놓고 잘 살다 어느 때부터인가 유력한 한 바이어와 결별, 사업이 내리막길로 가며 적자 운영을 하게 되어 결국 정리를 했다. 경제적 능력이 곤두박질치자 간호사인 배우자가 갑자기 이혼을 하자고 했다. 결국 이혼은 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상가를 얻어 임대를 주고 임대료 수입에 경비일을 하며 고만고만 지냈는데 상가가 공실이 되며 대출이자 압박이 커지자 야간 주간 가리지 않고 경비일을 하다 집 앞에서 쓰러졌는데 119를 불러 병원에 갔지만 이미 숨을 거두었다. 그 배우자는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오래 하여 사학연금도 꽤 타고 은퇴 후 일도 하며 살만했는데 결국은 이혼으로 남편을 협박하다 그를 사지로 몰았다. 그 선배는 차라리 이혼을 해버렸더라면 나랑 간혹 만나 소주라도 한잔 하면서 세상 얘기라도 하며 지내지 않았을까? 세상을 떠나고 나니 더욱 그가 그리워진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했다가 갈수록 남편이 하는 일이 잘 되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참고 이겨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경우는 오히려 일이 잘 되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돈이 많아져서 두 집 셋집 여러 집 살림을 한다든지 가정 아닌 다른 것, 즉 도박이나 마약 등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종합해 보면 사회에서의 출세나 경제적인 여유만이 행복한 결혼을 보장하진 않는다. 오히려 반대일 수도 있다. 물질적 풍요가 아닐지언정 늘 변치 않는 부부간 신뢰와 사랑 그리고 가정의 평온함이야말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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