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 유학을 가려고 하나요?
미국으로 유학 가는데 가장 처음으로 필요한 건 어떤 게 있을까?
흔히 가장 처음으로 생각해 내는 건 아무래도 금전적인 돈 일 것 같다. 합격한 대학교에 등록할 때 등록금을 낼 수 있을 만한 증빙 자료를 요할 수도 있고, 심지어 월세 방을 구할 때도 통장 잔고 및 가족의 소득 증명을 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 게 되었다. 다만 이건 필요조건이 아닌 게, 미국의 탑 스쿨들(~8개의 학교)은 학부생을 선발할 때 필요에 의한 선발제도(need base scholarship, need blind schools)를 적용해 금전적인 상황을 아예 배제해 놓고 학생들을 선발한다. 학생이 등록금을 낼 수 없는 상황이어도 언제든지 지원할 수 있으며, 합격만 한다면 학교에서 지원자의 가정환경에 맞게 등록금을 깎아주거나 아예 면제해 준다. 또한 많은 분들이 대학원 박사 과정으로 유학길에 오르는 이유도 박사 과정 때는 학교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줘서 오히려 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 및 학과 사정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대다수 박사 유학의 경우 소득 증명 없이 미국 입성이 가능하다.
그다음의 조건들로는 건강한 신체와 무 범죄 기록 같은 기본 백그라운드 체크. 하지만 이런 자격 요건 검증 단계를 지난 다음에는, 왜 미국으로 유학 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강한 내적 동기부여를 찾고 정의 내리는 작업이 유학준비의 첫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하지만 이게 꼭 거창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내세웠던 이유는 연구를 하고 싶고, 일개 학부생으로서도 제대로 과학 연구를 해보고 싶어서. 당시 나는 열악한 고등학교 실험실에서 혼자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고, 한국 대학에서 진행하던 캠프와 공동기기원에 들락날락거리면서 생각은 적어도 대학원생이 되어야 그 비싼 실험 기기들을 만질 수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게 실제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명확한 이유가 나에게는 있었고 그게 그래도 내 또래 학생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니크한 이유이었기 때문에 차별점이자 강한 무기가 되었지 않나 싶다. 그래서 내가 대학 입시를 할 때 학부생이라도 세계 최고의 연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에세이에 녹였고, 미국 대학을 지원할 때 좀 더 차별화된 지원자로서 어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강한 동기는 유학 준비뿐만이 아니라, 유학 와서 닥치는 여러 시련들(비자, 외로움 등등)을 극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다시 돌아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기에 앞서 우선 (1) 어떤 분야에서 유학을 오고 싶은지, 그리고 왜 (2) 미국이어야 하는지. 이 둘을 잘 고찰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분야 같은 경우 미국이라고 모든 분야가 최첨단인 것은 아니다. 특히 전기공학이나 반도체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가 학회 및 현장 분야도 앞서 나가는 부분이 많아서 괜히 미국 갔다가 손해 보는 경우도 있다. 또한 두 번째 질문의 나라의 경우, 미국은 생각보다 취업비자에 대해 까탈스러운 게 많다. 유학을 올 때는 학사비자가 있지만 취업 비자를 위해선 졸업 6개월 전부터 미국 이민청(악명 높은 USCIS)과 힘겨운 서류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가장 많이 받는 H1B 비자는 정말 뺑뺑이 뽑기 시스템인지라 힘겹게 졸업하고 취직을 하더라고, 정말 단순하게 운이 안 좋아서 미국에서 추방당할 수 있다. 따라서 캐나다 / 호주 / 영국 등등 각 나라의 성향을 미리 알아본 다음에 미국 유학을 고민해 볼 것을 추천한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8S7-9p9 Ii4E? si=6 itetuCxJe2 EdDGt).
미국 유학 생각보다 힘들다. 따라서 멘탈 준비가 첫 단계. 어떻게 보면 쉽지만,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단계일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몸이 덜 고생한다고, 처절하게 고민하고 준비한 만큼 몸고생 및 맘고생을 덜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