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사이드 유시민편을 보고 난 소회
제일 좋아하는 것 하나는 먹는 거, 음식
하나는 책읽는 것이라는 유시민 작가.
노무현 전대통령이 '너는 절대 정치하지마라'했던
그 말을 그대로 지키는 데에는
펜의 강함을
펜이 칼보다 강함을 믿은 이유가 아닐까.
2003년 대통령 전용별장이던 청남대를 20년만에 반환하던 시절, 그 권위를 움켜쥐고 놓기보다 국민과 같이 누리고 싶던 대통령에게 "그럼 하루만 전에 얘기 좀 해주세요"라고 했던 유시민 작가.
이유는 전날 낚시 좀 실컷 하고 싶었다나.
누가 봐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전 대통령 같지는 않은 소박한 이들의 대화였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밝혀 우리의 엄마를,
과학자들이 천동설을 지동설로 밝혀 우리의 집을
알게 해 줬다는 비유가 어마하게 이해가 잘된다.
엄마와 집을 알고 나면
나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도.
내가 동의하는 점이 아마 이 분의 이 말인 것 같다.
인간이 지배가 당연한 우위에 있지 않은
그저 여러 종 중 하나고, 우주 먼지와도 다를 게 없는 존재임을 안다면
끝없는 혐오와 대적과 몰이가 판을 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
그 지식과 진리 앞에 겸손하다면
겸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과거의 나를 부끄러워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걸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나의 부끄러움을 조용히 꺼내어본다.
그리고,
가깝게는 어제의 나,
멀게는 헛헛하던 10대의 나를 다독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