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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모습을 볼 때

그 감은 눈이 마지막과 겹치면

by 김먼지

막내를 무지개다리로 건너보낼 때

아이는 옆으로 누워 잠든채로 우리 곁을 떠났다.


잠을 자는 것처럼


과다출혈로 떠난 아이가 몸이 굳어갈 때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집에 가자고 하지말고

그냥 숨이 멎고나서도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있다는

귀에 잘 들리도록


사랑한다고

그 말만 잔뜩 해주지 못한 내가

못난 내가 미워서


오늘도 살아남은 주제에


막내 어릴 적 사진을 괜히

산책 똥가방에 넣어 나왔다.

같이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나고 싶은 것조차

이 못난 집사욕심이겠지.

미안해 그런데 오늘은 참 유난히 보고싶어.


여전히 어딘가에서 촐랑거리며

쉬지않고 달리고있을 막내가

오늘은 꿈에 나와주었으면. 하고

큰 욕심 한번 부려보는 밤.


우리집 온 첫날.2018년 12. 20인가.
늘 옆으로 누워자던 막내 덕구의 그리운 과거행적들.


복구가 지 동생처럼 자는 옆모습을 보다가

왈칵 눈물이 나서 껴안고 울다가

날 귀찮아하는 녀석을 다시 안고

사랑한다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기.


아빠 기다리다 곤히 잠든 첫째.

이것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떻게 살았을지 살아는 있었을지

나를 살게 한 구원자들을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리워하다가 죽고싶다.


우리엄마는 나를 볼 때 이렇게 귀여워하진 않았겠지만

내가 아플 때 그 엄마의 속상 찢어지는 마음이

다 같진 않아도 비스무리할 것 같다.


고맙다.

살아줘서.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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