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내가 쪼그라드는 중일 때
필요한 건 뭘까.
일과 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으니
남편이 빨리 그만두고 원래 잘하던 거 그냥 하는 게 낫지 않냐며 솔직하게 나를 떠본다.
그리고 지난주부터 매일 새벽 4시에 깨는 이 상황
감기약먹고 다시 잠들었다가
6시에 또 일어나서 피로감에 잠겨서 7시반쯤 집나섬
회사 8시 8시 30분 도착
보안경계풀고
불켜고
환기시키고
난방틀어놓고
컴퓨터 켜고
사이트들 세팅하고
책 조금 읽으면 금새 9시여.....
하루가 48시간이면 좋겠다.
그럼 24시간 자고 시작하게
잠이 부족해서인건지
체력이 쓰레기여서인건지
뭐 하나 남는 게 없는 저녁있는 삶
인가 싶다가도
따뜻해
그리고 눈을 뜰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
감사하기..?
이거 내 회로가
긍정을 부정에서부터 가져오기로
계속 자동으로 디폴트값 나오게 해놓은거냐.......
이렇게라도 버티라고...?
남편은 자꾸 업무량에 치이지 말고 이직하라는데
경력으로 갈 수 있는 이직처까지 찾아주는 건 고맙지만
이대로 튀튀는 자존심상한다.
일 배우는 지금
이건 내 역량의 문제지
이제 증명하는 길밖에 없다.
진짜 기계치에 집중력 25분인 내가
8시간짜리 회사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인생이 걸린 숙제란 말이다.
버텨
버티고버티자
폐급에서
쓸모있는 몸이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염병을 떨어도
쓸모가 있어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 손놓고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일인데 손놓고 있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라며 사고치고 죄송합니다 하면
아니야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
익지않아서 그래 한달도 안됐는데 무슨 경력자처럼 일하길 바래
너무 스트레스받지마
라며 다독여주는 팀장님도 있고
입사 2일차에 집에 가고싶어한 내게
처음은 다 그런거라며 다독여준 동료도 있다.
진짜 나는 사람 운이 좋은 건 인정함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
라고 해도 풀리지 않는 쓸데없는 예민이....
아 HSP이럴때 좀 짜치고 짜증난다 나 자신.
그러다가 남편이 차려준 저녁을 먹고
잠시 숨을 돌러보면
아 아직 죽진 않았네
그럼 더 할 만 하지.?
라고 또 나를 몰아세운다.
잘 갈리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오늘도 살아남자.
살아남는 길만이
존버만이
미래의 내 더 커진 행복
하지 않을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선택적 삶이 가능한 시점을 향한
나에게 유일한 길이다.
아 근데 전기장판님 진짜......
일어나기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