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뭉친 셋, 각자가 모여 우리를 만들
사람 혼자가 제일 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혼자가 계속 되다보면
어딘가에 속해지고 싶고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어진다.
부대끼면 멀어지고싶고
거리두면 가까워지고싶은
우리는 이상한 인간들이다.
이상한 먼지들
하찮고 소중한,
우주먼지들.
캐나다에 10년 넘게 살고 있는 친구부부가 간만에 한국에 왔다.
한식이 너무 먹고 싶다는 친구 m을 위해, 친구 j는 삼겹살을 굽고 계란말이를 해주었고,
나 역시 그 자리에 껴서 실컷 얻어먹고 1박2일 외박을 가뿐하게 즐기고 왔다.
매번 남 눈치보느라 살았으니 여기 와서라도 좀 편안히 있다 가라는 내 친구j는
대가리 꽃밭인 엔프피의 엔프피 친구.
염세와 박애의 그 중간쯤 어디에 있는 우리는 지독한 망상충 만약충 걱정인형이겠지
그래서 남들이 잘 지나치는 표정과 말투와 행동에도
오히려 작은 것에 더 민감하고 작은 것에 감동하며 살아가는 걸 우리의 천국이자 지옥으로 여기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게 우리가 사는 생애 받는 상이자 벌이지 않을까.
남을 외면하고 살지 못하는 오지라퍼이자 새가슴 개복치랄까.
서로 닮은 꼴 싫어하는 인간이지만
닮아서 애달픈 웃지못할 감정선이 전해지는 친구다.
그런 j와 소울메이트인 m을 위해
캐나다에서 오느라 시차적응에 체력소진이슈로 힘들었을텐데 편히 쉬라고
친구m 부부 같이 방쓰라고 알파룸 줬더니
나랑 한 침대에 누워있는 j와 나를 보고는 둘이 떠드는 걸 못참고 m이 베개들고 뛰어든다.
"왜 니네끼리 얘기해!! 나 빼놓고!!"
"그럼 니도 오든가! 끼든가!"
밤 늦게까지 잠못드는 수다삼매경
친구들 남편들 재워놓고 한 침대에서 떠들다 잠들었다.
"야 우리가 몇년전이야. 15년? 16년 전 거기 기억남? 빕스."
"어 알지 ㅋ"
그 때가 우리 23 졸업식이었던가.
"우리 마흔살에 어떻게 죽어?"
라고 해맑게 와인잔 부딪히면서 죽음에 대해 떠들던 여자들 셋이서
이제 내일모레 마흔을 앞두고 있다.
불안정형 3마리가 안정형 3인을 만나 같이 성장해나가는 우리는 성장캐인것.
"아 씨 난 마흔이잖아 지금. 앞자리 나만 4야 짱나게."
"야 걍 3 해 3."
"징그럽다 이렇게 나이먹다니."
"야 난 60살에 독일 간다고."
20대 중반부터 친해져서 이제 마흔 앞둔 시점에서도 이렇게 얼굴을 보고 살 수 있을거라고는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소중하고
재미있고
고마운 인연들.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를 위해
신죠가 말아준 카레 맛있게 먹고
산책 나가기전까지 신나게 떠드는 콩글리시 타임.
프로그래머가 직업인 친구m의 남편 에게 수학 좋아했냐고 물어봤다가
제일 좋아한 대학 시절 교수님 배틀 뜨다가
캠핑을 너무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흥미롭다고
캐나다는 앞마당에 맨날 텐트치고 사니까 캠핑 힘들고 재미없다고 하는 그를 보면서
아 이게 다양성이다 생각하게 된다.
작년 이 둘의 제주 결혼식이 참 예뻤고, 그 결혼식에서 축사를 했던 나와 신죠 부부끼리 또 동반여행이 되어 더욱 재미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남
그 때 축사를 했던 m의 남편의 어머니가 "결혼은 함께 모험을 헤쳐나가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편하려고 결혼한 게 아니라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우리가 만났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나에게 없는게 남에게 있으면 그게 갖고 싶고
나에게 있는건 남이 갖고 싶고
그렇게 서로의 온도를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서로에게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선순환이 되었으면 하는 우리들의 인생.
캐나다 언제 오냐고 유류할증료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왔다 가라고
나는 오로라 보러 갈거고
동물 뛰어다니는 국립공원도 갈거고
소고기값이 너무 싸서 매끼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저녁에는 칠면조파티도 할거고
하고싶은 것 아직 많은
서른아홉살 김먼지의 꿈은
이제 북미진출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