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야채볶음밥 하나로 너의 배를 채워줄게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소리지르고 냉기가 오가다가도
"그래서 떡볶이 시켜말아."
"그건 그렇고 치킨 시켜 말어?"
내가 뭘 먹으면 풀리는지 알고 음식 주문을 해주거나 사주는 남편.
"진짜 꼴도 보기 싫어. 거기 육개장 남은 거 데워먹던지."
"샌드위치 있는 거 먹든지 말든지."
뒤지게 패버리려다가 말고 집나가서 놀다오고 배고파 할 남편 먹으라고 뭐라도 해놓거나 자꾸 사다 제비처럼 물어다놓는 나.
우린 싸워도 먹을 거 가지고 치사하게 굴지는 않는 타입이다.
울엄마 가라사대,
사람을 조지려거든
그 사람 배는 부르게 하고 조지거라.
예 어머니.
저는 그 말씀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엔 일찍 눈이 떠져서 아침 일찍 남편이 아끼는 크레모아 선풍기 as도 맡겨놓고
어제 삶은계란과 단백질파우더로 배를 채웠더니 하루종일 배가 고파
편의점에서 불닭컵라면을 사먹었다는 그를 위해
햄야채볶음밥을 휘리릭 볶아서 챙겨주었다.
"빨리 내 머리를 쓰다듬는 게 좋을걸?"
"응?갑자기? 왜?"
"나 아침에 크레모아 as도 접수했는데!!?"
"오오~.~"
"그리구 내가 여보 주려고 햄볶음밥도 했는데!!!?"
"어쩐지 일어나서 바로 기분좋은 냄새 나더니.. 내꺼야?^^"
하고는 머리 쓰다듬어주고 출근 준비하는 남편.
요즘 계속 러닝을 하는 남편이 예쁜 공원을 일부러 찾아서 나랑 복구 같이 산책하자고 해줘서 너무 기분이 좋다.
고마운 녀석.
마누리가 개똥손이긴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덜 배고프게 해주고 싶고
건강하게 먹이고 싶은 마음은 있단다.
그나저나 이렇게 도시락 챙겨주고 나서 강쥐 산책하고 장보고 와서 여유부리고 있으면
빨리 취업 하기 싫기도 하고
또 남편 거 복구 거 가족 친구들 거 뭐 챙겨주고 싶을 때는
또 취업 빨리 해서 당당하게 내 카드 팡팡 태그 하고 싶기도 하고
인간의 양가 감정이란 참말로..
나는 다중이의 삶을
받아들여 좀. 이라고
나를 조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