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하디의 퓨처셀프를 읽으며 미래의 나를 찾아가는 여정
10년 전의 나에게, '안녕'
벤자민 하디의 Future Self를 읽던 중
“현재의 내가 10년 전과 얼마나 다른지 모두 적어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나는 한때 일상을 기록했던
카카오스토리를 열었다.
2016년 4월,
그때의 나는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여행 중이었다.
그전까지는 휴가를 내면 늘 한국에 갔다.
부모님과 언니들이 그립고,
엄마의 음식이 그리웠으니까.
하지만 그해는 조금 달랐다.
막 한국에서 부모님이 다녀가셨고,
그동안 착실히 모아둔 애니얼리브도 많이 쌓여 있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한국이 아닌
베트남과 캄보디아로의 솔로 여행을 결심했다.
2000년에 호주에 온 후, 무려 16년 만에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출발 하루 전, 아이가 아팠다.
가지 말까 고민하던 나에게
아이는 “다녀와”라고 말해주었고,
아래층 집사님도 아이를 잘 돌봐주겠다 고 했다.
아직 아이가 우울증 진단을 받기 전이라,
비교적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떠난 베트남과 캄보디아.
그 여행은 내게 두 번째 '인생 여행'이 되었다.
첫 번째는 30여 년 전,
22살 대학생 시절의 유럽 배낭여행이다.
캄보디아의 36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
나는 시간을 걷고, 역사를 마주했다.
---킬링필드의 슬픈 역사를 딛고 일어서는 나라,
천년 전 힌두와 불교 사원,
앙코르와트와 앙코르톰이 여전히 신비로움을 간직한 땅.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정이 많고,
냉장고가 없는 주부들은 하루 두 번 시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한다.
길거리를 누비는 수많은 오토바이들.
멀기만 했던 캄보디아는 내게 새로운 의미로 성큼 다가왔다.
---이것이 10년 전 내가 남긴 기록이다.
그리고 지금, 2025년의 나는
그때와는 많이 달라져 있다.
직장도, 사는 집도,
딸과의 관계도, 친구도,
심지어 삶에서 소망하고 추구하는 것들도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세 가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 나는 여전히 여행을 사랑한다.
- 성인이 되었어도 딸아이는 여전히 내게 소중하다.
-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나를 열렬히 찾고 있다.
이 세가지는 변함없이 나를 지탱해주는 내 삶의 뿌리였다.
그 뿌리 위에서 나는,
10년 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고,
조금 더 편안해졌으며,
조금은 덜 조급한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 이렇게 인사하고 싶다.
안녕, 10년 전의 나야.
그때의 너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어.
그리고 지금의 나는
조용히 웃으며,
이 말을 너에게 남긴다.
“10년 후의 나, 기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