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청소년소설로 유명한 책이다. 2년 전 교회 청년부 독서모임에서 청년들이 정한 후보도서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읽게 된 책이다. 일단 소설의 발상이 특이하다. 입양을 갈 아이들이 부모를 면접해서 선택하는 이야기다. 요즘 이십대 청년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 독서모임은 언제나 새롭고 즐겁다. 청소년이든 청년이든 장년이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페인트> 독서모임 프리뷰 요약
1. 전체적인 감상평과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이 누구였는지 이야기해봅시다.
-처음에 책을 펼쳤을 때는 내용이 가늠이 되지만 방향성의 가닥이 안 잡혀서 큰 흥미를 못 느꼈는데. 읽을수록 제누의 생각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을 통해 내가 가졌던 생각을 대조해보고 또 감상하면서 따뜻하고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 꼭 한 번쯤 해봐야 할 질문들, 생각들을 전해주는 것 같아서 읽을수록 좋았다. 마칠 때쯤엔 약간 눈물이 났을지도.
부모라는 역할의 무거움, 점점 개인이 중요해지는 사회 속에서 소멸되어가는 것만 같은 가족애를 그려낸 작품이라 왜 청소년들, 청년들의 필독서인지 이해가 되었다. 읽을수록 등장인물들에게 애정이 생기고, 섬세한 제누의 시각에서 그려내는 주변인들의 모습에 나도 그들에게 공감하고, 또 응원하게 되었다. 마지막 제누가 그러한 결정을 한 것이 좋았다. 제누는 정면돌파하기로 한 것이다. 시간에 떠밀려 어영부영 결정하지도 않고, 해오름과 하나가 정말 좋은 사람이었지만 섣불리 부모로 맞이하지 않았다. 그저 친구가 되기로 하였다. 감동이었다. 제누의 성장과 날카로움 안에 있는 섬세한 통찰력과 따뜻한 마음을 응원하고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기 확신 속 꼭 밝은 미래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읽기를 마쳤다. 누군가에게는 본인이 그런 따뜻한 존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며.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소재, 무거운 소재. 아이가 부모를 선택한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주제가 아이러니했다. 부모는 아이를 선택하지만, 버려진 아이는 선택할 권리가 없다. nc센터 아이들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 충격적이었다. 가족은 당연하고 부모의 사랑과 부모에 대한 존경은 당연하다고 느꼈는데 이게 당연한 게 아니구나. 좋은 부모를 만나고 이유없이 사랑해줄 수 있는 부모님을 만나서 감사할 수 있었던 책. 응팔에서 혜리한테 “나도 아빠가 처음이라 서툴러서 미안해.”라는 대사가 생각났다. 이제 생각해보니 부모님도 부모가 처음이고 나도 내가 처음이라 당연히 가족끼리는 안 맞는 게 맞구나. 이해하고 맞춰가는 게 가족이라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제누301이 가장 좋았던 인물. 이 책에서 가장 따뜻한 인물. 생각이 깊고 남들을 많이 생각한다. 친구, 동생, 가디언까지 생각하는 아이. 남들보다 더 힘들텐데 삐뚤어지지 않고 따뜻한 아이로 자란 것 같아서 맘에 들었다.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모습. 용기있는 아이. 인생을 내가 설계하고 시작하려는 용기를 낸 게 너무 멋있었다.
1-1 그 용기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아이의 자신감
-소설이지만 주제나 작가의 의도가 뚜렷하다고 생각했다.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이라는 주제의식. 주인공의 시점을 생각하며 읽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의문이 들었다. 왜 부모와 가정이 그들의 출신을 정하는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픔이 있을텐데 왜 또 가정을 통해 치유하고 살아가려고 하는지. 아키의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제누301이 부모를 선택하지 않고 사회에 나가게 되었을 때 하나와 해오름 집으로 갈 수 있는 희망이 오히려 아키보다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계속 왜 그랬을까 의문이 들었다.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없다. 다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서 고루 생각하며 읽었다. 박의 가정사가 드러나면서 흥미가 떨어졌다. 다 비슷했다.
-너무 재밌게 읽었다. 책이 상당히 현실적이다. 남북의 전쟁이 종결되고 국방비를 저출산에 예산에 쓰는데 입양시스템에 관심을 갖다가 5살쯤 아이가 귀여워서 악용해서 나이를 높였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부모를 선택할 수도 있겠구나. 이미 입양절차가 복잡한데 현실성이 있었다. 읽으면서 자꾸 눈물이 났다. 인터뷰나 아이들이 얘기 나눌 때 마음이 슬펐다. 작가의 말에서 우리 안에 아이가 한 명씩 있다고 얘기하는 게 맞는 말 같았다. 불우하게 자라진 않았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받은 상처나 결핍이 자꾸 건드려져서 눈물이 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아키. 진짜 따뜻하고 순수했다.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남을 생각하는 태도가 나한테 없는 부분이라서 더 크게 와닿았다. 아키가 할머니, 할아버지랑 잘된 것도, 양보한 것도 예뻐보였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가족의 형태를 계약하듯이 득실을 따지고 결합하면 너무 비참할 것 같다. 아키는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사랑해주는 느낌이라서 좋았다.
-요즘 육아프로그램을 보면 제일 마음이 아플 때가 아이들이 약자인데 항상 부모한테 사랑을 받기 위해 애쓰거나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다.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설정 자체가 부모를 선택하는 것이 아이들이 갑의 위치에 있는데도 아이들이 약자처럼 느껴졌다. 부모의 선택을 못 받고 버려진 아이들이었고 자라면서도 마음 아팠던 구절이 센터의 아이들은 좋은 아이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이미 자기들이 선택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선택받기 위해 훈련되고 교육받고 있고 그 안에서 제누처럼 나이가 많으면 nc라는 꼬리표를 달고 세상에 가면 차별과 혐오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선택되기도 힘들고 부모를 빨리 만나는... 선택권이 있지만 여전히 약자라는 느낌이 들어서 아이러니했다.
약자에 대한 배려는 결국은 사랑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상처를 많이 받은 아이들이라서 더 약하게 보였다. 그래도 감사한 건 박이나 최처럼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잘 자랄 수 있었다. 그러나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사명감 없이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일하게 되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 약자를 위한 건 결국 사랑밖에 없구나. 사랑이 없으면 결국 이들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인상적인 인물은 주인공 제누. 센터가 갑갑하게 느껴졌다. 자유를 제한하고 종교의 자유도 없을 것 같고 통제하는 느낌. 그런 공간에서도 제누는 식견을 잘 겸비하고 보는 안목이 밝았다. 개혁에 대한 생각도 자기 걸 많이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은 워라벨 없이 사명감으로 일하는 모습이 대단했다. 휴가를 다 반납하고 주말에도 쉰 적 없고.. 이 사람 사명감으로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일하는 구나. 다른 의미로 인상깊었다. 어린 시절 아픔, 결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잘 딛고 좋게 승화시켜서 잘 자랄 수도 있는데 육아프로에서 잘 못 자란 걸 너무 부모탓으로 돌리는 게 불편했다. 일에 대한 사명감이 멋있었다. 박 같은 사람이 많으면 세상이 살만하겠다.
-소설에 친숙해진 것 같아서 좋았다. 올해 들어서 소설책이 어려웠는데 페인트는 술술 잘 읽혀서 소설과 가까워진 것 같아서 좋았다. 페인트를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가정에 대해서 자녀로서 부모로서...
2.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만약 ‘페인트(부모인터뷰)’를 해서 입양 갈 가정의 부모를 면접한다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부모가 된다면 어떤 부모가 되고 싶나요?
-나를 한 명의 사람으로 대우하는가 를 고려할 것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마찬가지로 인격체로 대우하는 것,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되 가두지 않는 것. 또한 좋은 부부로서 먼저 모범이 되고 싶다. + 신앙적으로도
-포용성과 인내. 내 생각과 달라도 끝까지 잘 들어주고 이해하는 게 포용성. 인내하고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 대화가 잘 통하는 부모. 신뢰하고 기다려주고 견뎌주는 부모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이를 참고 포용해주고 싶다. 그 세대를 공부해나가면서 대화로 잘 알아가고 싶다. 옳고그름에 대해선 제대로 분별해줘야겠지만 나랑 다른 개인이 뭔가 원하는 걸 얘기했을 때 잘 기다려주고 인내해주고 싶은 부모가 되고싶다. 사랑의 제일은 인내, 오래참음이니까 포용하며 기다려주는 어른이 되고싶다. 그걸 위해선 소통,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 대화가 잘 통하는 부모가 되고싶다.
-대화하는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볼 것 같다. 자녀 입장에서. 소통이 잘돼야 한다. 자녀도 하나의 인격체,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인격체 대 인격체로 대화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
-내가 부모가 된다면, 꼰대같은 얘긴데 정말로 바른 기준을 부지런히 알려주는 부모가 되고싶다. 기준을 제시하는 게 갑갑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기준을 모르면 더 혼란스럽게 때문에 기준을 평소에 부지런히 가르쳐주고 아이가 납득이 안 되어도 계속 말해주고 소통하려고 하고 기다려주고 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부모가 되고싶다. (이 청년은 이십대 초반, 가장 먼저 결혼해서 아기를 낳아서 양육하는 중이다.)
-지금의 나라면 믿음의 가정인지 물어보겠다. 제누의 입장에서 상상해보면 나를 낳아준 부모님이 나를 찾아올 때까지 기다릴 것 같다. 미련할 수도 있지만 그 부모님한테 나를 낳은 이유와 나를 왜 버렸는지 꼭 물어보고싶다. 페인트 안에서는 친부모가 찾아오면 무조건 가야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 부모를 하염없이 기다릴 것 같다.
-가진 믿음을 잘 물려주고 싶다. 육으로 이어진 가정이지만 영으로 묶인 가족이 얼마나 기쁜지를 알려주고싶고 그 아이와 기쁨으로 참교제를 하고싶다. 기쁨 안에서 자족하는 걸 알려주고싶다. 스스로에게는 평정심을 잘 유지하는 부모였으면 좋겠다. 사소한 실수에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못된 걸 잘못된 거라고 차분하고 평정심을 갖고 잘 말해주고 싶다.
-속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엄청 부유하지 않아도 나를 케어해줄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볼 것 같다. 나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이런 질문을 처음 받아본다. 막막했다. 난 어떤 부모가 되야할까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이 질문을 받으면서 그 아이의 삶을 존중해주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도와주고 싶으나 하나의 어머니처럼 내 꿈을 자식에게 푸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부모가 되고싶다. 내가 먼저 내 인생을 잘 살아야겠다. 본보기가 내 삶과 남편의 삶이니까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싶다.
3. (189쪽) ‘왜 부모에게만 자격을 따지고 자질을 따지세요? 자식 역시 부모와 잘 지낼 수 있는지 꼼꼼하게 따지셔야죠’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나는 어떤 자녀인가요? 좋은 자녀일까요? 잘 모르겠으면 부모님께 가볍게 여쭤봅시다.
-좋은 자녀라고 당최 생각할 수도 없는 자녀인데 좋은 자녀라고 말해주셨다. 스스로는 뭔가를 기대하게 만들지도, 자랑스럽지도 않은 자녀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엄마 마음은 그게 기준이 아닌 것 같다.
-어머니께서 당연히 좋은 딸이라고 바로 말씀해주셔서 감동이었다. 왜 좋은 딸이냐고 물어봤는데 한 마디로 정리해버리셨다. “내 딸인데 당연히 좋은 딸이지.” 부모라는 이유로 다 이렇게 사랑하는 게 가능한 일이구나.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제누도 알았으면 좋겠다. 저는 분명히 엄마 가슴에 못박은 기억이 있는데 바로 좋은 딸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부모님도 부모로서 공부를 노력해야 한다고 책에서 그랬는데 자녀도 노력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모두가 처음이기 때문에 맞춰가는 게 가족이 아닌가.
-사실 무서워서 못 물어봤다. 부모님과 트러블도 생기고 독립할 시기가 오니까 더 어려운 것 같다. 큰오빠의 태도와 말이 와닿기 시작했다. 기성세대로 대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땐 납득이 안 됐었다. 점점 부모님의 마음이 어떤지도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으로 납득이 잘 안 된다. 잘 모르겠다. 오은영박사님이 ‘부모의 역할은 자녀를 잘 독립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일찍 독립을 하는 입장. 좋은 자녀라고 말 못하겠다. 스스로 생각해도 키우기 힘들었던 케이스였다. ‘나중에 너같은 딸을 낳아봐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그 말이 무섭게 다가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힘들겠다는 생각. 변덕 심하고 고집이 세서. 상상만으로 너무 힘들 것 같다. 좋은 자녀로서의 역할을 이제야 하나씩 알아가는 것 같다. 그 전까지 막내라서 마음대로 행동했는데 이제 호적에서 분리될 거니까 어른처럼 해야한다. 참 어렵다.
-‘엄마는 나같은 딸이 있어서 다행인 줄 알아라’고 농담식으로 한다. 엄마와 반대 성향이어서 청소년기에 극에 달했다. 트러블도 많았다. 나는 부모님한테 어른다운 자질과 자격을 많이 부과하려고 하는 것 같다. 연약한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하이델에서 십계명 파트를 읽으며 ‘네 부모를 존경하라’는 말은 세상의 모든 권력자에 대해 말하고, 권위는 하나님으로부터 온 권위라고 적혀있었다. 부모님한테 순종하기 이전에 내가 권위에 순종하기 싫어했던 것 같다. 그 말씀을 통해서 알고 깨달아가는 게 말을 잘 듣는 것 뿐만 아니라 자녀로서의 모습을 진리 안에서 고민하고 삶을 통해서 어떻게 행해야 할까 방향으로 고민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제야 조금 가정 안에서 자녀의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는 것 같다.
-(189쪽) 이 문장이 좋아서 밑줄을 쳤다. 부모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자녀로서도 부모를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은 함께 만들어가야 하니까 어느 정도 자라면 자녀도 포용하고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자녀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완전 k-장녀다.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랐고 착한 아이 증후군처럼 좋은 자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부모님과 트러블이 있던 적이 없어서 키우기 수월했을 거라고 생각. 대화의 측면에서는 좋은 자녀가 아닐 수도. 부모님 의견에 수용을 많이 하는데 대화의 노력을 많이 안 했다. 넘어갈 때가 많고. 내 속이 궁금하실 수도 있겠다. 갈등을 풀면서 좋은 관계로 발전이 된다고 하는데 갈등이 별로 없어서 부딪힌 적도 없어서 잘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대화가 부재했던 게 아닐까. 어쩌면 좋은 자녀가 아닐 수도 있겠다. 키우기는 쉬울지 몰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서는 아닐 수도 있겠다.
-나는 좋은 자녀가 아니라고 생각. 어릴 때부터 동생이 늘 아파서 친척집 가서 자는 생활이 많았다. 부모님을 의지하는 시기에 그런 것들이 많이 없었다. 그 뒤로 내가 왜 힘들고 마음이 아픈지를 부모님한테 한 번도 얘기해본 적이 없다. 동생이 많이 아파서 말을 안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도 사건이 일어나도 부모님한테 얘기를 안 했다. 뭘 물어봐도 단 한 번도 얘기해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나를 답답해하셨다. 가정상황이 재작년부터 여러 사건으로 많이 힘들었다. 내가 힘들다는 얘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주변에서 ‘장남같다’고 하는데 난 내 얘기를 한 적 없는데 그 말이 무게가 있는 말이었다. 짓누르는 말이었다. 가정상황 때문에 요즘 집에 들어가기 싫다.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페인트 읽으면서 내 상황 때문에 내 부모를 안 좋게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 자녀로서 태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생활을 많이 되돌아보는 기회여서 좋았다.
4. 실제로 NC센터라는 국가기관이 생긴다고 하면 어떨까요? 찬성하겠습니까? 반대하겠습니까?
-찬성도 반대도 할수 없단 생각이 든다. 나라면 나의 아이를 맡기진 않을테니까. 그런데 생각지 못한 사정이 생길 수 있고, 누구든지 사랑하지 않을 각오를 하고 아이를 낳지는 않을 테니까 어떠한 입장이어도 이해가 된다. 그래도 사랑을 줄 수 있는 몫이 먼저 부모에게 있다고 생각이 된다.
-반대는 하지만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가족은 하나님께서 주신 건데 가족을 인간의 마음대로 선택하는 것. 아이를 버리는 게 당연해질 것 같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영화 ‘브로커’를 보고 이런 기관이 있으면 그 아이들한테는 더 체계적인 기관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아이들이 입양아라고 꼬리표가 계속 붙는데 nc센터를 통해서 꼬리표가 사라질 수 있다. 국가에서 책임지고 해주는 게 그 아이들에겐 좋을 것 같다.
-찬성할 것 같다. 성경적인 것 같다. 국가에서 연약한 위치의 사람을 국가적으로 케어해주는 게 성격적인 제도. 그만큼 악용될 게 눈에 뻔하지만 시스템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베이비박스가 개인적으로 비영리단체에서 이루어지고 보통 기독교단체에서 많이 한다. 다큐를 봤는데 아기가 많이 오고 중고생 엄마가 아기를 아무데서나 낳아서 박스에 넣어버리는 걸 봤는데 그런 비영리단체에서 케어하기에는 아이가 너무 많다. 힘든 현실이니까 비용도 많이 들어서 국가적으로 되면 참 좋겠다. 아이가 하나하나 돈으로 보일 것 같다. 수단으로 입양하는 경우가 많아지겠지만 어쨌든 케어가 되니까.
-반대한다. 악용되는 지점을 크게 생각했다. 부모가 아이를 버리는 걸 국가적으로, 합법적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위험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생명을 무책임하게 여기는 가치관의 경계가 깨지고 보호하지 못하는 경계까지 갈 것 같다. 사회적 울타리가 무너지는 느낌이라 겁이 난다.
-반대한다. 악용되는 부분이 있어서 가족 형태를 파괴를 일으킬 것 같다. 가족이란 엄마아빠자녀의 관계가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관계인데 파괴되는 게 너무 쉽게 일어나는 양상이 될 수 있겠다. 또 다른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 갈등이 양산될 것 같다. 태국에서는 한국이나 일본 아기 장기매매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경찰도 용인해주고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걱정이 된다. 버려진 아이들이라서 잘못된 방향으로 될 수도 있고 nc센터는 아름답게 그려졌고 좋은 가디들이 있어서 잘 자랐지만 만약 가디들이 사명감 없으면 센터의 모든 아이들이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될 테니까 우려된다. nc센터가 섬뜩하게 느껴짐. 다 갇혀서 생활. 자유가 많이 제한된 형태. 아이들이 바보로 클 수도 있겠다. 경험이 제한되어서 슬프다. 아이디를 지우기 위해 과거를 삭제하는 것이 과연 좋을까... 저출산도 문제지만 고령화도 문제라서 세금부담이 커질 것 같다. 우리 세대가 노인과 아이를 모두 부담해야 하므로. 중간층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실적인 생각. 국가적 지원은 좋지만 센터를 운영하는 건 소설이라서 가능한 것 같다.
-반대한다. 교회 다니지 않는 친구를 만나서 페인트 책에 대해 소개해줬다. 친구도 반대한다고. 시대가 타락해져가므로. 이런 국가기관이 생겼을 때 일어날 파장이 너무 크다. 남녀관계로 이루어진 가정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친구가 말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가 되면 동성가정이 늘어나고 교회 가치관이 세상에 적용되기 힘들 것 같다. 노인과 아이를 부양해야 할 젊은 세대들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 nc의 설립으로 긍정적 효과를 보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질서 있고 건강한 삶이 아닌 타락해져가는 게 많다.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는 기준이 조금은 아이러니한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득실에서는 안 좋은 영향이 많이 끼칠 것 같아서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