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후반 엄마와 40대 중반 딸의 첫 모녀여행
엄마와 둘이서 처음으로 간 제주도 여행.
나이드니 철없던 시절 엄마를 고생시키고
육아하느라 청춘을 날린 엄마의 희생을
뒤늦게 깨달았다. 뭔가 해드리고 싶었다.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다니시지만
딸과 여행도 한 번쯤은 좋을 거 같아서.
엄마는 요즘 무릎이 안 좋아서
오래 걷지 못하신다.
몸이 더 나빠지기 전에 모시고 가고 싶었다.
아빠랑 가면 우리와 취향이 안 맞고
아빠 고집대로 하는
성향이 있어서 이번만큼은
우리 둘이 간다고 했다.
다행히 아빠도 오케이!
엄마와 나는 에너지 레벨이 비슷하고
입맛이나 취향, 성향이 비슷해서
좋은 여행메이트였다.
나는 제주도를 3번 갔지만 안 간 지
20년이 넘었다.
수학여행, 교회 단기선교,
외할머니 칠순기념으로 가서
온전히 자유롭게 다닌 적은 없었다.
엄마는 친구분들과 최근 몇 년 전까지도
제주여행을 몇 번 오셔서 나보다 훨씬
빠삭하게 잘 아셔서 편했다.
돌문화공원에서 걷지말고 엄마가 추천한
전기차를 탄 것도 신의 한수였다.
네이버 느영나영 제주 카페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
계획하고 맛집리스트를 만들고
처음으로 렌터카를 예약해서 운전했다.
전날도 용인에서 부산까지
장거리 운전해서 피로가 덜 풀렸는데
4일 연속 부지런히 운전을 했더니
주말은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서 쓰러졌다.
1일차 갔던 곳
제주공항-SK렌터카 제주지점
-장모식탁(곤드레나물밥+해물순두부찌개)
-사려니숲
-돌문화공원(전기차투어)
-돼지굽는정원(흑돼지삼겹살)
-카이리조트(협재해수욕장 앞)
2일차 갔던 곳
협재해수욕장 해변
-협재칼국수(보말칼국수)
-오달콤제주(귤파이,타르트, 초콜릿 쇼핑)
-웨이뷰(천혜향빵, 협재 바다뷰)
-카멜리아힐(동백꽃, 억새밭)
-원앤온리(산방산 뷰 카페)
-황금가마솥밥(통갈치구이)
3일차 갔던 곳
-서귀포 제주기분존체험농장(황금향 시식, 택배 주문)
-오설록티 뮤지엄
-동문시장(우도땅콩사탕, 귤맛한과 쇼핑)
-우리수산(회덮밥, 게우볶음밥)
-이호테우 해변
-탑골 해변
-SK렌터카 제주지점
-제주공항에서 고기국수
밑줄로 표시한 곳은
재방문할 의향이 있는 곳이다.
동쪽은 어릴 때 갔던 곳이라 제외하고
서쪽과 남쪽, 중부 지역을 돌았다.
갔던 곳들 대부분 만족했고
무엇보다 날씨가 3일 내내 좋아서
어딜 가나 힐링이었다.
체력이나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근처 오름에 올라가고,
귤 따기 체험을 했을 것이다.
서귀포의 귤 농장을 지나가면서
제주도 사람들은 비타민제를 따로
먹을 필요가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귤 농장은 오설록티뮤지엄 가는 길에
그냥 도로변에 아무데나 보이길래
세워서 매장에 들어갔는데
시식용 귤이랑 황금향이 너무 맛있어서
그 자리에서 내가 3박스를 결제하고
오늘도 고마운 분에게 선물하려고
1박스를 결제한 곳이다.
공항 가서도 계속 까서 먹었다 ㅎㅎ
겨울 내내 이곳을 이용할 예정이다.
지금은 황금향, 좀 있으면 레드향의 시간이다.
제주의 하늘과 바다는 걸어도 좋고
운전해도 좋고 그냥 바라만 봐도 좋았다.
한국이지만 외국같고 이국적이었다.
지난 몇 년이 그랬듯이
향후 몇 년은 이런 기회를 갖기 힘들 것 같다.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서 일상을
탈출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비행시간이 엄청 짧아서 놀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