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문구에서 올해의 작가라고 소개해주던 홈페이지 배너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프란츠 카프카라는 작가를 소개하며 여러가지의 책들을 소개해줬었는데 그 중 이 책이 가장 내 눈에 사로 잡혔다.
이유는 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바퀴벌레로 변해 버린 황당한 스토리가 궁금해서 이 책이 궁금해졌을 것이다.요즘 SNS에서 연인 혹은 친한 친구에게 " 내가 갑자기 바퀴벌레로 변하면 어떻게 할 거야? " 라는 질문이 유행 하고 있는데 이 책이 아마 그 질문의 시발점이지 아닐까 싶다.
갑자기 어느날 잠에 깨 눈을 떴을 때 바퀴벌레로 변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작중 주인공은 바퀴벌레가 되어 좌절하고 고통받고 끝끝내 죽음으로 치닫는 절망적인 과정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스토리를 절묘하게 풀어낸다. 비록 아들이지만 가장으로써 역할을 하고 가정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던 그가 바퀴벌레로 변해버리자 존경의 시선은 혐오의 시선으로 순식간에 돌변해 버린다. 주인공은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부모님과 여동생은 그를 보면 기절할 듯이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행사하고 최종적으로는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등에 박혀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갔으니 말이다.
그는 어떤 기분이였을까? 바퀴벌레가 되어 가족들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졌지만, 그는 끝까지 가족들에 대한 걱정을 한시도 떨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생계는 무엇으로 이어 나갈 수 있을까? 하며 끊임없이 생각했지만 끝내 돌아오는 것은 가족의 혐오스러운 눈빛과 비참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현실이 당장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가 쓸쓸한 죽음을 맞이 했을 때 과연 가족들은 슬퍼했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 가족들은 아들이 아닌 집 안의 혐오스러운 바퀴벌레가 사라졌다는 해방감을 맘껏 만끽하며 안도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떠나며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주인공은 한 때 가정을 책임지던 남자였지만 순식간에 무쓸모의 상태가 되버리자 그의 입지는 순식간에 구렁텅이 밑으로 빠져버렸다. 100번 잘해도 1번 못하면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처럼 집안의 영웅이였던 그가 더 이상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자 그는 이제 영웅이 아니게 되었다.
책에서는 바퀴벌레라고 표현해서 그렇지만, 사람이였어도 반응은 똑같았을 것이다. 내가 더 이상을 그 일을 해낼 수 없을 때 그 순간부터 더 이상 무용지물이 된다. 하물며 가족의 인식이 저렇게 변했는데 냉담한 현실이 가득한 사회에서는 어떨까?
왜 작가가 바퀴벌레라고 표현 했을까? 하는 질문에는 내 개인적인 추측이 있다. 아마 바퀴벌레를 집에서 마주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에 모기나 파리 따위가 있을 때 잡기만 하면 그만 이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번식력과 질긴 생명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징그러운 외형이다. 더러운 더듬이와 딱딱한 등껍질 그리고 엄지만한 크기는 사람들의 혐오 대상 자격으로 충분하기 그지없다.
그가 바퀴벌레가 되었다는 것은 그는 더 이상 쓸모 없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만약 내가 바퀴벌레로 하루 아침에 변했다면 아마 바로 자살을 할 것 같다. 나도 저 책의 주인공 처럼 가족들의 혐오 가득한 시선을 도저히 내 눈으로 받아 낼 자신이 없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뭐가 됐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살 할 것이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