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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Nov 18. 2021

시험 보러 가는 아들

수능 시험이 주는 감사

오늘이 수능날이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들은 수시 입학에 대한 지원 조건이 안되기 때문에 정시 점수를 통해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나름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평소에 많이 침착한 성품을 지닌 아이였는데, 지난주부터 많이 긴장을 했던 탓인지 두통이 발생하곤 했다. 수능 전날인 어제는 급기야 두통과 함께 화장실에서 구역질을 하였다. 스트레스가 절정에 달한 것 같은데 해 줄 수 있는 것은 진통제와 어깨를 주물러주는 것뿐.


잠이 오지 않는다는 아이를 억지로 재우고 오늘 새벽 아이의 방에 가서 살펴보니 편안한 모습으로 잠을 자고 있었다. 아침에 깬 아들은 두통이 다 나았다며 어제저녁보다 평안한 얼굴을 하였다.


드디어 시험장으로 가야 하는 시간. 문밖을 나서는 그의 어깨가 이미 나의 어깨보다 높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뒷모습이 하루새 이미 어른이 된 것 같았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수능이 다음 과정으로 가는 길목에 있을 뿐,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걸 알 것이기에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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