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 하에서 퇴직 후 주변 분들을 만날 일이 줄어들었다.
지인들도 만나고 세상에 대한 얘기도 좀 들어야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동기가 마련될 텐데 이래저래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으니 어떤 것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력서를 수정하다 보면 지난 수십 년간 해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신께서 주신 은혜 덕분에 힘든 결정을 하고 퇴직하고도 바로바로 이어지는 회사들이 있었고 나름 주어진 일을 하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또다시 외로운 길에 서 있다.
그럼에도 오늘 아침 '성도는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내게 지금 없는 궁핍한 것보다는 넘치는 은혜를 먼저 생각하는 기쁨이 찾아왔다.
조금 전까지 예전 명함을 찾아보기도 하고, 얼마 전까지 사업에 대해서 논의했던 사람들에게 부탁해 볼까도 생각해 봤는데 점점 대면으로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그 마음이 위축되어가는 찰나, 문득 내가 하루에 만나는 사람들이 200명이나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자수가 150명에서 200명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의 내용이 대부분 출석교회의 새벽기도회 설교 말씀을 필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기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을 보고 위로를 받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분들의 방문이 또 나에게 이렇게 위로가 되어 주고 있다.
매일 주시는 삶의 기쁨이 이렇게 또 하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