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뚝! 떨어진 큰아들(1)~(5)/제2편

by 햇살가득

제2편



6. 자취방 배치 구조와 미신


그날 오후, 나는 남편에게 두 해에 걸친 생활관 교육으로 정확히 알고 있는 생물학적이고 과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한 배란기와 임신 이론을 설명했다.


나의 임신 가능성은 아무리 못해도 오십 퍼센트이며, 크게는 백 퍼센트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니, 남편은 내게 버럭 화를 냈다.


4대 장손 외아들인 남편 왈, “지금, 이 자취 집의 구조는 출입문이 남쪽에 있고, 안방은 서쪽에 위치하고, 창문은 동쪽으로 위치해요.”


“그러니까, 첫 임신으로 생기는 아이는 분명히 딸! 딸! 딸이네~~!! 여자가 임신 계획을 세워서 해야지 남자가 어떻게 임신을 생각하나요?”


“여기 TTU에 유학하는 사람들 얘기가 다 그래욧!! 이런 집 구조라면 딸이라고 했어욧!!”


“아니! 무슨????? 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그런 미·신·을 믿고 있어요???”



7. 나의 생각 강조


“육 개월이 넘게 떨어져 지낸다. 나중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남편은 우리 애가 아니라고 임신에 대한 강한 의심을 할 수도 있겠지!”


“아니, 그럴 리가! 하지만 혹시라도 의심이라도 한다면? 부부 사이 신뢰에 금이 갈 수도 있어.”


“지금, 여기서, 당장, 미국에 마지막으로 같이 있는 오늘, 임신 가능성을 미리 말해두는 게 맞아.”


그래서 나는, 우리는 건강한 20대 남녀이기 때문에 다시 확신을 가지고 임신 가능성은 최소 50%, 최대 100% 임을 여러 번 강조해두었다.



8. 설상가상


다음 날 새벽 다섯 시경, 나는 한국으로 떠나야 해서 우선 ‘러복’ 비행장으로 출발해야 했다. 그런데, 그날 남쪽인 텍사스주에 새삼스럽게도 몇십 년 만에 ‘폭설’이 내려서 차가 움직이지 못했다.


결국 택시를 불러 ‘러복’ 로컬 비행장으로 느리게 느리게 갔는데, 비행기도 다섯 시간가량 이륙이 늦어졌다. 그러니, 러복에서 오스틴 공항 도착 시간이 늦어지고, 오스틴에서 LA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도 더 늦어졌다.


그래서, 눈이 전혀 오지 않은 LA에 도착하더라도 거기서 대기 시간 텀이 길었던 한국행 비행기도 탈 수가 없는 시간이 되어버렸다.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딱 이 상황을 두고 한 말이로구나!!



9. 비행기 내 비상용 무선전화기


우리는 서로 가난한 신혼부부였기에 나는 한 번 갈아탈 수 있는 비행기는 비싸서 못 사고, 두 번 갈아타는 왕복 비행기표를 산 것이었다.


1990년 2월 초하루. 미국 비행기 내에는 승무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벽에 고정된 비상용 전화기가 있었다. 그 당시 무선전화기인데, 음질은 너무 안 좋았고, 전화 연결 또한 잘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런 전화기라도 당장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가!


오스틴 공항에서 LA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벽에 고정된 그 직원용 무선전화기를 여러 번 사용 허락을 받고 수십 번을 시도하다가 남편과 겨우 통화 연결이 되었다.


LA에서 비행기를 놓치게 되는 사정을 설명하니, 전화기에서 들리는 남편 목소리는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서 나는,


“LA 공항에 내리면 내가 미 국내선 항공사 직원과 만날 거야. 천재지변에 의해 연착으로 한국행 비행기를 놓쳤으니, 숙박과 식사, 비행기표를 해결해 달라고 사정할 거야. 내가 알아서 일 처리하고 한국으로 떠날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라고, 연결도 잘 안되는 그 무선전화기를 여러 번 이용하여 남편에게 말했다. LA로 당장 오겠다는 남편에게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도 했다.



10. 축지법을 쓴 것 같이 LA에 금방 나타난 남편


그 당시 월 $800 가량의 장학금(박사과정 학비는 면제)을 받아서, 월세 $330 내고, 나머지를 생활비로 쓰고, 그것으로도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해서 2개의 신용카드로 돌려 막기를 하는 가난한 유학생 남편이었다.


그런데, 그는 내가 미국 땅에 처음으로 왔다가 미 국내선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미국 내에서 오도 가도 못할까 봐서 몹시 걱정했었나 보다.


그는 급하게, 없는 돈에 편도 $130를 주고 LA 행 비행기를 타고 그날 밤 LA 공항에 나타났다!!


어머나! 축지법을 썼나? 아침에 ‘러복’에서 견우와 직녀의 만남처럼 7월 하순 여름 방학에 보자며 애잔한 마음으로 헤어졌는데, 다시 그날 밤 아홉 시경, 약 1,530km 떨어져 있는 LA로 그가 내게 오다니!!




※ 이 글은 총 다섯편(1번~26번)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순서에 따라 읽으시면 몰입감이 느껴지실 거예요.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블로그에서 필명 '햇살 든 베란다'로 같은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 글벗이 되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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