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뚝! 떨어진 큰아들(1)~(5)/제3편

by 햇살가득

제3편



11. 지쳐버린 두 사람


그러나, 그 뜻밖의 만남이 매우 반가운 것은 아주아주 잠시뿐!


나는 이미 항공사와 문제 해결을 깨끗이 마무리 지었는데, 그 뒤 남편이 온 것이었다. 남편이 다시 ‘러복’으로 돌아갈 텐데, 그 비싼 비행기 왕복 값을 날려버렸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속상했다.


러복 공항은 텅 비었고 오스틴 공항에서 동양인은 거의 나 혼자였다. 두 장소에서 비행기 연속 연착 문제 해결을 위해, 그리고 LA 공항에서 미국 항공사 직원들과 너무 많은 절차를 거치느라 애를 먹었다. 구두를 신고 짐을 찾느라 허덕댔더니 나는 피곤이 몰려왔다.


남편은 남편대로 ‘폭설’로 인해 당장 그날 비행기표를 구하기까지 힘들었고, ‘러복’에서 4시간 이상 걸려 LA로 오느라 무척 지쳐 있었다.



12. 그림의 떡!


천재지변으로 인해 항공사에서 하룻밤 숙식을 제공했다. LA에 4성급 호텔의 빵빵하고 널찍한 킹사이즈 베드 룸을 마련해 주었다. 어머나! 이게 웬 호화스러운 호텔 방인가!


그러나, 그런 것은 그림의 떡이었다! 왜? 남편은 남편대로 긴장과 피곤에 지쳐 코를 골며 잠에 떨어졌다. 나는 나대로 하도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피곤했고, 한국행 비행기표까지 얻은 뒤 긴장이 풀려서 온몸이 천근만근! 나도 꿈나라로 떨어졌다!


결국, 우리 갓 신혼부부의 극적인 깜짝 만남에서는, 플러스, 마이너스의 자극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Oh! Never! Never!


다음 날 아침 일찍, 우리는 그냥 목적지가 서로 다른 비행기를 타러 따로따로 헤어졌다. 킹사이즈 베드 룸이 너무너무 아까웠다!



13. 끔찍이 길게 느껴진 이 삼 주간


비행기 안에서 줄곧 내 머릿속은 임신 가능성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 주내지 삼 주는 지나야지? 그래야만 생물학적인 임신 여부를 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겠지!”


그 기간 동안 내 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스스로 꼼꼼히 체크를 했지만 매우 아리송했다.



14. 차트 상단부에 P 대문자


산부인과 임신검사 예약 날까지 기다리는 그 이 삼 주간은 끔찍하게 길었다.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데, 내 이름이 불렸다.


의사 선생님 책상 앞에 앉기 직전 찰나에, 책상 위 검사 결과 종이 차트가 눈에 확~~ 들어왔다. 거꾸로 보이는 차트 상단부에 P 대문자가 내 눈에 박혔다.


의사의 설명을 듣기도 전에 나는 직감했다. P는 Pregnant 일 텐데, 임신이구나!..... 의사 선생님은 웃으며, “축하합니다. 임신하셨습니다!”


아! 아! 내 뱃속에 아주 미세한 크기의 태아 세포가 자란다고? 어머~~ 신기하네! 이렇게 신기할 수가!


나는 내 배에 손바닥을 대고, “태아야~, 모쪼록 내 뱃속에서 아주 건강하게 크기를 바라!”라고 처음으로 태아와 인사를 나누었다.


“태아야, 배란기 이론에 대한 엄마의 정확한 과학적 확신을 가지고 아빠에게 미리 말해두기를 아주아주 잘했지!!”


그날 밤, 열일곱 시간의 시차가 있는 미국 땅 남편에게 알렸다. 그런데, 그가 임신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 그 미국 자취 집 배치 구조에 미련을 두고 있구나! 딸을 낳을 거라는 미신을 철저히 믿고 있어서 시큰둥한 거 아닌가?”



15. 별난 입덧


나도 엄마를 닮아서인지 ‘임신’이라는 의사 말을 듣고 난 바로 다음 날부터 ‘입덧’을 무척이나 심하게 했다.


학교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재래시장의 식당을 전부 다 섭렵했다. 오륙 일씩 번갈아 가며 즉석 떡볶이, 열무김치 냉면, 아삭한 깍두기와 설렁탕, 장터 국밥, 한 번도 안 먹던 족발, 오징어튀김과 백 밀리리터 시원한 맥주, 매콤 새콤한 비빔냉면, 입 한 번 안 대본 감자탕.....


하지만,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그렇게 맛있게 먹고도 자취방에 들어가서 양치질하면, 모든 음식을 전부 다~ 토하곤 했다.


주말에 시댁에 올라온 4월 나의 생일 월요일 아침, 시어머님께서 생일상을 맛있게 차려 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출근하려고 양치질을 하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모든 음식을 토해냈다. 어머님께 죄송해서 그땐 말씀 못 드리고 훗날 우스갯소리로 말씀드렸다.


읍 단위 소재의 학교라서 그 당시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상상이 가는가? 점심시간에 암모니아 냄새는 진동하고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다리가 절절 절여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오자마자 점심 먹은 것을 다 토해냈다.


배가 점점 불러오니 그런 고역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결국 그 냄새에 입덧은 더욱 심했다.




※ 이 글은 총 다섯편(1번~26번)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순서에 따라 읽으시면 몰입감이 느껴지실 거예요.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블로그에서 필명 '햇살 든 베란다'로 같은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 글벗이 되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비행기표 #입덧 #LA공항

#호텔 #킹사이즈 #임신

#배란기 #학교 #출근

#양치질 #냉면 #그림의떡

#신혼부부 #의사 #차트

이전 02화하늘에서 뚝! 떨어진 큰아들(1)~(5)/제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