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H의 Junior Internship의 기록(1)
11학년 아들의 인턴쉽이 3주 후면 시작한다.
우리는 9월에 새학기가 시작한 이래로 우리 아이의 인턴쉽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해 왔으나, 우리가 처음에 예상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인턴쉽을 진행하게 될 것 같다. '코로나'라는 변수 때문이다.
'HTH 커리큘럼의 꽃'인 인턴쉽을 우리 아이는 어떻게 진행할것인지를 놓고 9월 신학기가 시작하자마자 학교장, 특수교육 담당 선생님, 그리고 아이와 학부모가 함께 모여 미팅을 했다.
이 문제를 놓고 나도 꽤 오랫동안 고민을 해 왔는데, 개인이 아닌 학교를 통해 시행되는 인턴쉽인만큼 좀 더 양질의 경험을 쌓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최대한 우리 아이에게 의미있는 경험을 쌓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래서 중학교를 어디로 보낼것인지 고민하며 정보를 모았었던것 처럼 인턴쉽 장소 또한 혼자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우리 아들에게 가장 최고의 인턴쉽 장소는 샌디에고의 모든 교통 시스템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우리 아이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샌디에고 국제 공항의 인포메이션 센터라는 결론에 다달았다. 워낙 비행기를 좋아하는 녀석이니만큼 비록 인포메이션 센터에 있더라도 공항에 있는 만큼 주변에 흥미를 가질만한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있다.
미팅 자리에서 엄마로서 이런 나의 아이디어를 전달했으며, 선생님들 또한 우리 아이가 가장 관심있어하는 분야가 교통 시스템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여기에 가장 우위를 두고 인턴쉽을 찾는데 합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샌디에고 국제 공항에 최우선을 두되, 샌디에고 시내의 대중 교통을 책임지는 MTS 회사, 유람선 회사, 샌디에고 발보아 공원에 있는 Miniature Railroad Museum에 접촉하기로 했다. 이후 선생님은 캘리포니아 철도국 Cal Trans도 추가적으로 연락을 하셨다.
결과적으로 샌디에고 국제 공항의 인포메이션 센터의 경우 나이가 아직 만 18세가 미만이라 불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공항의 특수성 때문에 백그라운드 체크업도 해야 한다고도 한다. 범죄 기록을 살피는 것이야 뭐 큰 문제가 아니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여기는 만 18세가 넘으면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미니어처 철도 박물관은 내부 사정 때문에 인턴쉽 기간 중 3주동안 내부 시스템이 다운되어 인턴쉽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연락이 왔다. 이 박물관은 은퇴한 노인분들이 주축이 되어 전시물을 만드는 곳이라, 코로나 때문에 사실 가능하다고 해도 고민이 될 것 같았다.
Cal Trans는 온라인으로 인턴쉽이 가능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으나, 이마저도 오미크론으로 인한 환자수가 급증하면서 인턴쉬 자체가 취소되었다. 이외의 다른 곳들은 별도의 답신을 받지 못했고, MTS같은 경우는 아직도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인턴쉽이 줄줄이 취소되자, 다른 플랜을 세워야만 했다.
아이랑 의견을 들어보니 자기는 교통 수단 만큼이나 이탈리안 음식을 좋아하니 음식점도 괜찮다고 한다. 선생님에게 이런 아이의 생각을 전달했고, 선생님도 좋은 생각이라 동의하셨으나 부모로서 이러한 시기에 음식점 또한 선택하기 불안한 장소였다. 결국 선생님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장소를 제안하셨다.
사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나나 남편은 전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 아들은 말을 직접 타보거나 다루어 본 적도 없다.
다만 이 곳을 우리에게 추천해 준 선생님의 판단을 믿기 때문에 우리 또한 큰 주저함 없이 이곳을 인턴쉽 장소로 선택했다. 일단 in-person으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곳이라 코로나 시국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선생님께는 아이가 한 번도 말을 대해본 적이 없어 혹시나 말을 무서워하거나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고, 선생님도 그럴 경우를 대비해 계속 인턴쉽 장소를 물색하겠다고 하셨다.이번 토요일에 아이가 인턴쉽 전 트레이닝하러 가니, 다음 주에 이 단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트레이닝 과정도 여기에 올리려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계획했던 방향으로 인턴쉽을 하지 못했지만 어쩌겠는가. 인생이 항상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을..
일단 코로나 때문에 일상이 붕괴된 이 시점에서 그나마 인턴쉽을 나갈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올 6월에 졸업할 우리 아이의 선배들은 작년에 공식적으로 인턴쉽이 모두 취소되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인턴쉽을 구할 수 있는 학생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따로 인턴쉽을 하지 못했으니 그 보다는 이 상황이 훨씬 낫다. 후에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학교에서 포워딩 받은 이메일을 통해 다시 기관들에 접촉할 수 있으니 졸업 전은 물론 설령 졸업한 후에도 얼마든지 이 기관에서 인턴쉽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또한 희망적이다.
인턴쉽을 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우려했던 점은 우리 아이가 특수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으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있었지만 이는 나의 기우였다. 이 점은 미국이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만약 학교가 아닌 개인으로 인턴쉽을 구했다면 선택지 자체가 훨씬 적었을 것이다. 개인보다 기관에서 접촉을 해야 일처리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은 부차적인 이유다. 우리 아이가 특수하다는 자격지심에 아이가 할 수 있을 많은 일들도 우리가 지레 포기해버렸을 것이란 점이 부모로서 뼈아픈 이유이다. 어쩌면 그동안 이런 이유로 우리 아이를 스스로 가두고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을 해 본다. 이런 점에서 우리 학교에 인턴쉽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하고,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1/24/2022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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