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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CHO Mar 29. 2016

교사의 자질 PBL 수업

‘EBS 다큐 프라임-공부의 재구성’PBL Mom의 고민과 극복 전략

참 오래간만에 브런치에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몸이 너무 안 좋았는데, 좀 나아지고 나니 아이들 spring break더군요. 그것도 2주나요.

지난 주는 내내 집에서 아이들이랑 씨름하다가 오늘은 근방 도서관으로 데리고 나왔더니 제 근처에는 얼씬도 않네요^^ 그 덕에 오래간만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두 번째 전시회가 끝났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할 것이지만, 2학년 작은 아이는 '학교 주변의 커뮤니티'에 대한 프로젝트를 했고요, 5학년 큰 아이는 '소리와 악기'에 관한 프로젝트를 했어요. 아이들이 잘 참여해 준 것도 고마웠지만 이렇게 멋진 프로젝트를 구성해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이지 감사했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교육 현장에서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는 아이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참 운이 좋았던 사람이었는데요, 저희 큰 아이가 그 복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킨더 때부터 5학년인 지금까지 만났던 담임 선생님들 뿐 만 아니라 악기, 체조, 수영 같은 액티비티 선생님들, 그리고 하다못해 저희 아이를 도와주는 스텝들까지 모두 좋은 분을 만났지요. HTe를 추천해 주신 스페셜 선생님과는 학교가 바뀐 지금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을 정도예요. 제가 그 선생님께는 우리 큰 아이의 '미국 맘'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답니다.


모든 교육 현장에서 그렇겠지만 PBL에서 교사의 역량은 특히 더 중요합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교사의 역량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커리큘럼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설명해 보겠습니다.


저희 학교의 PBL의 커리큘럼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지정한 해당 학년의 핵심 내용들을 가장 잘 포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교사들이 지정합니다. 이것이 교사 개인의 역량입니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한 클래스가 단위가 되기도 하고, 한 학년이 단위가 되기도 합니다. 일례로 지난번 프로젝트였던 TOY STORY와 THE PLACE: Together, Not the Same은 학년 단위의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전시회의 방식은 달랐습니다. 저학년 프로젝트였던 Toy Story는 Toy Museum/Reader's Theater/Toy Design&Process로 나누어 학생들이 발표를 했고요, 고학년 프로젝트였고 개개인이 핵심이었던 The Place는 같은 형태의 발표 형식을 취했습니다. 자신의 모형 인형을 놓고 설명하는 방식이었죠. 

이번 프로젝트는 아예 5학년 전체 세 반 중, 저희 반만 다른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다른 두 반은 Marine에 대한 프로젝트를 했거든요. 작은 아이 프로젝트는 이번에도 세 반이 공동 프로젝트였고 형식도 지난 첫 번째 프로젝트와 거의 유사했습니다.




<동영상: 프로젝트 개요 소개>

https://www.youtube.com/watch?v=n1J14nFGfAY


이처럼 같은 주제로 프로젝트를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다른 결과물이 나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교사가 프로젝트를 구성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서포트를 해 주고 있는데요.


1. 전 교육과정을 아우르는 프로젝트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교육 대학원 제도 도입

미취학 과정인 킨더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2학년까지, 즉 전 초중등교육 과정 (K-12)을 아우르는 프로젝트 커리큘럼을 구성하여 프로젝트의 일괄성을 유지할 뿐 만 아니라 기존의 프로젝트들도 업그레이드시키고 다양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인 셈이죠. 교사들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요. 

참고로 저희 학교의 교사 급여는 일반 학교의 교사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대신 고용 안정성은 보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노력하지 않는 교사들은 도태시키겠다는 뜻이죠.


2. 교사들은 커리큘럼 개발 프로젝트 중

이렇게 해서 선발된 교사들은 각 학년 별로 하나의 '팀'으로 구성되어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죠. 즉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PBL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것입니다. 학년별로 연결된 수평적인 교사 조직은 Engineering, Arte and Dance, 그리고 Leadership program으로 수직적으로 연결이 됩니다. 한 쿼터마다 전 학년이 하나씩 위의 세 프로그램을 돌아가면서 하거든요. 저희 아이들은 이번 쿼터에는 둘 다 엔지니어링을 했는데요, 로보틱스를 2학년 아이들은 레고를 가지고 했고요, 5학년 아이들은 스크래치를 가지고 실제 게임이나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3. Staff day 등 교사들에 대한 배려들

저희 학교는 Staff day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이 날은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고 선생님들과 스텝들만 등교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점검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나는 Exhibition 다음날에는 모두 pajama day라서 선생님,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 잠옷을 입고 학교에 등교하고요, 일찍 하교를 시킵니다. 이런 사소한 제도적인 장치들이 교사들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세심한 배려라고 볼 수 있겠죠.


우리 아이가 어떤 교사를 만나 어떻게 한 학년을 보내게 될 것인지는 일종의 로또 같은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PBL처럼 교사의 역량이 중요한 커리큘럼을 수행하는 학교라면, 교사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학교가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도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선생님의 개인적 성향에만 맡기는 것은 방치하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문제가 생겼을 때 학교는 선생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 버리면 그만이니까요. 실수를 통해 허점을 보완하는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을 수 없는 학교라는 뜻입니다. 특히 PBL처럼 선생님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학교일 경우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피드백이 이루어지는지를 학부모의 입장에서 반드시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이상으로 EBS 다큐 '공부의 재구성'에 대해 학부모의 입장에서 쓴 제 글을 마칩니다. 이 글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제가 학부모로서 짧다면 짧은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고민하고 생각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 점들은 앞으로 저희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진행해 가면서 앞으로 계속 고민할 것이고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은 2015-16년도 2차 exhibition에 대해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3월 28일

샌디에고 호밀리 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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