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제조 기업 3대장 중 큰 형님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IT 전자제품처럼 손에 실질적으로 잡히는 물건을 주력으로 판매한다는 이유로 제조사 라벨을 붙여두기는 했으나 사실 샤오미는 제조업이라기보다는 종합 인터넷 기업에 가깝다.
그들의 장점은 사실상 제조에 있지 않고 인터넷 사고와 팬덤을 중심으로 하는 혁신적인 마케팅 능력과 스타트업을 품은 샤오미 AIoT 능력과 생태계 조성 능력이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유아이라는 걸출한 스마트폰 운영체계(OS)와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이 샤오미의 중요한 경쟁력이지만 오히려 제조 분야는 전부 ODM, OEM 및 샤오미 생태계에 있는 기업들이 도맡아서 하고 있기에 오히려 샤오미의 약점이라고 지적될 지경이다.
그러나 이제 앞으로 다룰 중국 기업 3개사는 모두 중국 선전(深圳)에 자리 잡은 핵심 찐 제조 기업이다.
당연히 모든 기업마다 마케팅은 소홀히 할 수 없는 핵심 요소지만 마케팅이라는 것은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뜨거운 감자인 반면 실체가 잘 잡히지 않는 허깨비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찐 제조 기업들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제품 경쟁력, 연구 개발 그리고 고객 니즈 충족에 목숨 건 기업들이다.
- 가격,
- 성능,
- 기술 등을
앞세워서 중국 개혁개방의 원조 도시 선전이 잉태하고 만들어낸 중국 제조업 3대장 기업을 살펴보자.
그들은 각각
- 화웨이(华为, HUAWEI),
- 비야디(比亚迪, BYD)
- 다쟝(大疆, DJI)로
이름만 들어도 중국인들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기업들이다. 그래서 선전 뿐 아니라 중국이 세계에 대놓고 자랑하는 그들의 자부심이 그대로 녹아있는 기업들이다. 이런 중국 토종 글로벌 기업들이 즐비하게 존재하는 덕분에 혹은 존재하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가 쏟아지는 선전의 부동산 가격은 단연코 중국 내 탑클라스다.
우선 연배나 규모로 큰 형님 격인 화웨이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최근 1~2년 동안 전 세계인의 입방아에 화웨이만큼 회자된 기업이 있을까? 지난 반 세기 이상 부동의 챔피언 미국과 무섭게 떠오르는 도전자 중국의 전방위적 갈등의 중심에 바로 화웨이가 있기 해도 때문이다.
도대체 화웨이는 어떤 기업이길래 미국은 화웨이를 못 말려 죽여서 안달인가? 우선 기업명부터 살펴보자.
이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대표적인 해석으로는 ‘중화유위(中华有为)', 혹은 '중화지작위(中华之作为)’를 줄인 것으로 ‘중화를 위하는, 중국/중화민족의 미래’ 등의 뜻을 담고 있다. 또한 '심계중화(心系中华), 유소작위(有所作为)’ 라는 문구에서 각각 마지막 글자를 따서 화웨이가 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 문구는 중화를 마음에 품고, 해야 할 일을 이룬다는 뜻으로 앞에서 소개한 문구와 모두 일맥상통한다. 물론 이와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그리고 화웨이와 아무런 이해관계없는 제삼자 입장에서 봤을 때
기업명 자체가 ‘중국을 위한다, 중국을 위해 힘쓴다’라는 뉘앙스가 없다고 판단하기 힘들다.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서 초창기에 애국 마케팅에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지금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로서 굳이 중화를 강조한다거나 중국을 위한다는 느낌을 감추려고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화웨이는 중국 덩샤오핑 개혁개방의 심장인 선전(深圳)에 둥지를 트고 있으며, 이 책에서 다루는 선전 대표기업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인 1987년 설립되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19.4만 명의 직원, 900여 개의 사무소와 17개 연구개발센터, 36개 연합 센터로 이뤄져 있다. 19.4만 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이 9만 명가량으로 약 4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기술개발을 중시하고 있다.
현재 화웨이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 첫째, 5G 등 무선 네트워크와 유선 네트워크 통신장비의 구축 및 유지보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캐리어 네트워크(통신장비)’ 사업 분야가 있고
- 둘째, 시스템, 데이터의 관리와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기업 대상 B2B)’ 사업 분야
-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워치 등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를 제조 및 판매하는 ‘컨슈머(소비자 대상)’ 사업분야로 구분된다.
비록 지금은 2020년까지 스마트폰 위주의 ‘컨슈머’ 사업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과거 매출 비중의 최고 기여도는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이었다.
B2B 분야라서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화웨이의 대표 사업이자 화웨이의 DNA를 이루는 핵심 분야는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이다.
유무선 통신장비 분야에서 과거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최고 기업이었던
- 에릭슨(ERICSSON),
- 노키아(NOKIA),
- 알카텔(Alcatel),
- 시스코(Cisco),
- 지멘스(Siemens) 등을
차례차례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화웨이의 자부심이 그대로 녹아있는 분야이다.
2020년 기준으로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은
화웨이의 약 35%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2020년 말부터 급격히 위축되는
조짐이 보이므로 다시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듯하다.
화웨이는
- 1G 시대에는 존재 안 했고
- 2G 시대에서는 추종자,
- 3G 시대에선 경쟁자,
- 4G 시대에는 주도 그룹이었지만
- 5G 시대에서만큼은 자신들이 규칙 제정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이를 부정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핵심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5G 통신망에서 화웨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고 여겨지는 만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경계의 눈초리를 넘어서 실제로 다양한 제재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 수치를 살펴보자.
글로벌 이동통신장비 전체 분야에서 2020년 2분기에 37% 이상으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던 화웨이는 3분기에 30.5%로 내려앉으면서 32%를 기록한 에릭슨에게 1위를 내어줬다.
특히 5G 이동통신장비 분야에서는 3분기에도 32.8%로 1위를 힘겹게 지키긴 했지만 2분기(43.7%)보다는 크게 하락했고, 에릭슨은 동기간 20.7%에서 30.7%로 급상승해서 격차를 줄였다.
미국 통신업계에서 사실상 화웨이를 배제한 상황이므로 주로 에릭슨과 노키아가 물량을 다 수주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발 타격은 바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화웨이 ‘컨슈머’ 사업분야에서는 훨씬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0년 2분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0%(동기간 중국 내수 점유율은 40% 이상) 전후를 차지하며 이미 13% 내외의 애플을 저 멀리 제치고 삼성과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던 화웨이의 ‘컨슈머’ 사업은 미국 반도체 수출 제재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2019년에 역대 최대 출하량인 2.4억대를 찍을 때까지 줄곧 고속 성장을 해왔으나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제재가 발효함으로써 2020년 최종 출하량은 1.9억대로 삼성(2.65억대), 애플(1.92억대)에 이은 3위에 그쳤다.
2020년 연간으로 보면 약 20% 감소세지만 반도체 제재 이후인 2020년 4분기만 본다면 출하량은 3,300만대로 동기 대비 무려 약 40%가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중에 6위였다.
- 삼성,
- 애플은 물론
- 샤오미,
- 오포,
- 비보의 뒷자리로서
최근 6년 동안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5위로 밀려난 것은 처음이다. 샤오미 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1년 1분기, 화웨이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샤오미다. 수치상으로 봐도 화웨이의 ‘컨슈머’ 사업이 위기에 처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화웨이의 ‘엔터프라이즈’ 사업 분야는 5G,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데이터 관리 등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관련된 모든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최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매출 비중은 약 10%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이 3가지 대표 사업군은 2011년에 개편되어 현재까지 큰 줄기로 이어져오고 있으며 상기한 대로 최근에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미국발 타격을 입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2020년 11월 스마트카 분야 사업부문이 ‘컨슈머’ 사업 부문으로 편입되었다.
그 외에도 화웨이는 자동차 제조지원, IoT(사물인터넷), 반도체 제조 등 신규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대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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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크 기업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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