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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인물C May 26. 2021

8. 알리바바 물류 안하는 물류 플랫폼: 차이냐오

나 차이냐오(Cainiao), 몸이 아니라 머리로 일한다네

이번엔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 시스템 구축 현황을 살펴보자.


여러분께 새로운 물류 플랫폼을 소개합니다~ TADA!


전자상거래와 물류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구입한 물건은 배송을 통해서만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은 물류 및 배송으로서 종결된다. 이런 점을 미뤄 봤을 때 전자상거래 플랫폼에게 있어서 물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


그 분께서 오셨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뛰쳐 나가봅니다.


게다가 제품의 가격, 품질, 디자인 등이 모두 마음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물류 서비스로 인해서 좋지 않은 구매 후기가 달리는 경우는 빈번하다. 그러나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배송과 친절한 서비스로 인해 최종적으로 좋은 구매평을 남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즉, 물류는 잘하면 아주 잘하면 경쟁력이지만 (징동닷컴 정도는 해야 잘하는 물류로 인정 받음) 앵간히 잘해선 그저 본전 정도, 못하면 쇼핑 경험에 악영향을 끼치는 리스크가 높은 항목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급성장했지만, 그에 반해 물류 업계의 택배 배송 역량은 전자상거래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신속하게 배달되어야 할 물품들이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현상으로 인해 택배 배송이 지연되어 고객 불만이 폭증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여기에 2009년부터 시작된 알리바바의 솽스이(双十一, 11/11 쇼핑대축제)가 2011년에 당시로선 놀라운 수치인 52억 위안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나 당시 2,200만 건의 택배 물량이 창고 마비(爆仓, 직역 시 창고 폭발)로 제 때 처리되지 못해 평소 2~4일 걸리던 대부분의 배송이 7일에서 30일까지 지연되어 소비자들의 엄청난 원성을 샀다.


이렇게 물류로 인해 골머리를 앓던 알리바바와 달리, 경쟁사인 징동은 2007년부터 많은 금액을 투자해서 자체 물류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하여 2017년에는 소형, 대형, 냉동,  B2B, 수출입 그리고 제삼자 물류 등을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판매량의 90% 이상을 24시간 내에 배송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갖춰가고 있었다.


전 자동화 되어있는 징동 스마트 물류 창고의 위엄


특히 징동은 자신들이 물건을 직접 사입해서 배송까지 책임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 중이었므로 자체 배송까지 가능했다. 징동의 물류 배송이 안정적이라는 것에서는 큰 장점이지만 자회사 징동물류(京东物流)는 창고 운영 관련 부동산 비용 및 택배 배송 인건비 등 각종 운영비로 인해 13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단점이라 하겠다.


알리바바도 물류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2011년 마윈은 타오바오 전자상거래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낙후된 물류 시스템이라고 밝히고 이에 대한 다방면의 개선 작업을 시사했다.


우선 알리바바, 특히 타오바오의 물류 시스템이 왜 자꾸 문제가 되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선 타오바오는 온갖 개인 사업자들이 바글대는 오픈마켓이다. 이 각각의 소규모 개인 사업자들은 당연히 자체 물류 처리 능력이 없으므로 자신 사무실이나 거주지 근처에 있는 로컬 물류 회사와 계약을 해서 판매된 제품을 배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물류 회사마다 배송 능력의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물류 회사는 평균 1~2일 내로 중국 내 배송 건을 처리하는 반면에 어떤 곳은 평균 3~4일 혹은 심지어 더 늦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게다가 광군절처럼 평소에 수 십 배, 심지어 수 백 배로 물류가 폭증하는 특정 시기에는 각각의 로컬 물류 회사들끼리는 서로 정보 공유도 안되고 어느 물류 창고에 어느 정도 잼(과부하)이 걸려있는지 정보 파악도 안 되므로 창고 마비 현상을 피할 수가 없었다.


택배인가 쓰레기 더미인가?


따라서 2013년 알리바바는 이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의 4대 물류 기업인


-션통(申通),

-위엔통(圆通),

-중통(中通),

-윈다(韵达)와


합작으로 차이냐오(菜鸟)라는 물류 네트워크 플랫폼을 만들었다. (나중에 추가 1개사로 그 유명한 4통1달/四通一达이 됨)


차이냐오는 중국어로 직역하면 신참, 햇병아리, 풋내기라는 뜻이다. 물류 사업의 풋내기로서 겸손하게 새로 시작한다는 뜻으로 이해가 된다.


물류 네트워크 플랫폼에 먼저 상기 4통1달의 5개 물류 기업을 태우고 차차 창고 업체, 제삼자 물류서비스 기업 등 물류 관련 각종 분야의 기업을 불러 모았다. 그렇게 해서 현재 2021년 차이냐오 물류 플랫폼에는 4,000 여개의 물류 회사, 130 여개의 물류거점, 18만 여개의 배송 거점, 4만여 개의 픽업 센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차이냐오는 물류 플랫폼 기업이며 자체적으로 물류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류 플랫폼인데 물류 사업은 안 한다고? 응? 자체 물류 사업을 하지 않는 물류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이 잘 이해가 안 될 수 있는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더니 알리바바 그룹이 타오바오와 텐마오를 통해서 보여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했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즉, 소비자와 판매자가 타오바오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만났듯이, 이번에는 판매자와 물류 회사가 차이냐오라는 물류 플랫폼에서 만나게 한 것이다.


타오바오/텐마오가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니듯이 차이냐오도 스스로 배송을 하지는 하지 않는다.


타오바오와 텐마오에서 판매된 제품은 더 이상 검증이 안 된 로컬 물류회사한테 맡길 필요가 없으며 주문이 접수되면 판매자와 구매자의 위치에 따라 600 여 만개의 배송 경로 중 최적의 경로와 최적의 물류사가 배정된다.


즉, 차이냐오는

- 물류사 배정,

- 상품 분류,

- 창고 관리,

- 최적 배송 경로

확인 같은 물류 과정을 담당하고


실제 운송은 5대 물류회사를 비롯한 수 천 개의 기업이 도맡는다. 결론적으로 차이냐오는 물류 데이터를 관리하는 IT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윈은 차이냐오와 관련해서 우리는 택배 기업의 사업을 빼앗을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택배 사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고,


차이냐오 통원홍(童文红) 총재도


우리는 물류 플랫폼으로서 화물 차량을 구매하지도, 택배 기사를 고용하지도 않을 것


이라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차이냐오는 평상시 처리해야 하는 물량 외에 솽스이 11.11 같은 특수 이벤트에 따른 물류 창고 마비 문제를 해야 하기 위해서 행사 준비 전 과정에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한다.


행사 준비 단계에서는 전년도의 데이터를 베이스로 분석 모델을 만들어서 사전 예측을 수행하여

- 창고 배정,

- 재고 관리,

- 운송 경로,

등을 미리 설정해놓는다.


그리고 타오바오와 텐마오 소비자들의

- 최근 구매 내역과

- 쇼핑 카트에 담긴 상품

- 빅데이터를 취합 및 분석해서


최단 거리 창고에 해당 제품들을 전진 배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이제는 차량 배송 중에서 최적 경로에 대한 추천 안내까지 가능하다.


또한 차이냐오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1) 전자상거래 플랫폼 내에 있는 소비자 정보와

(배송지, 선호 서비스, 구매 예상 제품 등)


2) 판매자의 데이터는 기본이고,

(발송지, 발송 소요시간, 판매자 평가, 선호 물류 회사 등)


3) 차이냐오 플랫폼에 있는

물류회사의 데이터는 물론

(실시간 택배 정보, 위치 추적 등)


4) 공공기관의 날씨 및

교통 데이터까지 활용하고 있다.


차이냐오를 통한 알리바바 물류의 극적인 발전은 수치 상으로도 쉽게 확인된다.


차이냐오 플랫폼을 통해서 2018년 솽스이에는 판매된 10.42억 개의 상품은 일주일 기간 내에 모두 배송했고 첫 1억 개 상품 배송의 평균 소요 시간은 2.6일이었다. 10.42억 개의 상품은 2006년 중국 전체의 배송량에 해당한다.


2019년 솽스이에는 12.92억 개의 상품을 배송했으며 첫 1억 개 배송 평균 시간은 약 0.33일로 1년 사이에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었다.


2020년 솽스이에는 무려 23.21억 개의 상품 발송이 차이냐오를 통해 이뤄졌다.


23.21억 개 택배라니, 참 많이도 샀다들


차이냐오를 비롯한 주요 물류 기업들은 해가 갈수록 늘어가는 물류량 처리를 위해서 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블록체인, AI를 비롯해 로봇 및 기타 자동화 장비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인프라를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알리바바의 물류가 과거에 비해서 큰 발전이 이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알리바바의 물류에 대한 불만은 존재한다. 사실 차이냐오 물류 플랫폼 정도면 솔직히 여러 차례 써본 사람으로서 그렇게 나쁘지 않긴 한데 징동물류가 너무 사기다.


알리바바 얘기하다가 뜬금없이 징동 타령인데 급할 땐 정말로 징동이 답이다. 물류는 진짜 징동이 킹왕짱이다. 내가 징동에서 물건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정말로 배송이 믿을만해서다.


---


더 다양하고 자세한 내용은 검색창에

'중국 테크 기업의 모든 것'

찾아보시고 발간된 서적에서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98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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