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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밤 Jun 18. 2024

좋은 엄마 되는 게 참 힘든 것이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를 낳고 나니, 좋은 엄마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에게는 아주 매우 무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죄책감도 많이 가지게 되고 나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 이조차도 못한단 말이야? 하면서 말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주는 것, 나는 그걸 못하겠다.

그래서 나는 그냥 엄마가 되기로 했다. 그냥 엄마도 참 어렵다.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다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체력적으로도 참 힘들다.

집안일을 하고 육아를 하고 밥과 반찬을 늘 고민하며 장을 보고, 아이와 놀이터에서 2시간가량 놀다 오고 또 집안일을 한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를 재운다. 그리고 짬을 내어 부동산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다.


나는 몇 명인가...? 사람은 하나인데 하는 일은 여러 명이 하는 것을 한다. 엄마가 되면 나로 사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솔직하게 포기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엄마로서 사는 것이 힘들어지는 것 같다. 집안일이 쌓일수록 반복될수록 어느 날엔 그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푸는 나를 발견한다.


반찬을 만들고 있는데 아이가 와서 놀아달라고 하면 <엄마 지금 이거하고 있잖아!>라고 나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말하게 된다.

힘들다. 진짜로. 집안일을 안 할 수도 없고, 밥을 안 할 수도 없고, 아이와 하원 후 놀이터에서 놀아주는 것도 안 할 수도 없고, 그냥 엄마 되는 것도 참 쉽지 않다. 어렵고 힘들고 벅차고 힘겹다.


매일 아침 다짐하는 것은 <오늘은 아이에게 화내지 말아야지>라는 내 마음과 다르게 또 말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다 사고를 치는 아이를 보면, 또다시 화가 나기 시작한다. 언제쯤 내 마음은 고요해질까, 가끔은 식모 같기도 한 내 모습에 아이까지 받아주려니 엄마로 사는 것이 이리도 힘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엄마가 되어가는 이 과정이 참 어렵다. 좋은 엄마가 되고자 했던 것은 아이를 낳고 진작에 꿈을 깼다.

현재는 그냥 곁에 있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못 될지라도 곁에 있는 든든한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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