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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BRE 윤수경 Jul 11. 2021

[해외 이사] 어서 와 인도는 처음이지?

인도에서 살기 : 어떤 짐을 챙겨가면 좋을까?

2014년 6월 말 인도행 편도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한번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일정이라 긴장되었다. 보통 해외 이사라 하면 컨테이너 20ft 혹은 40ft에 짐을 실어 가는고 배송 기간은 한 달 정도 소요된다. 그래서 5월에 해외 이사 업체를 통해 짐을 보내고 나는 아이와 함께 친정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해외 이사하던 날 짐이 너무 많아 20ft 컨테이너를 가득 채우고도 넘쳐서 뺄 수 있는 것들은 빼라고 하셨다. 어쩔 수 없이 안 쓰는 가전제품과 집기들은 중고매매센터를 통해 한꺼번에 처리했다. 지금 같아서는 당근 마켓을 이용하여 하나하나 팔았을 텐데 당시에는 택배로 판매하지 못하는 중고 물품들을 한데 모아 헐값에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



인도로 이민을 간다고 생각하니 무인도 가는 기분이 들어 열심히 물건을 사다 날랐다. 특히 어린 딸을 위해 중고 책을 많이 주문했었다. 해외 이사 업체분들이 이럴 거면 40ft 컨테이너로 보내지 그러셨냐고 말씀하실 정도로 작은 집에서 어마어마한 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꾸역꾸역 한국에서 사들고 왔는데 인도에 와보니 골목마다 라탄의자(왼쪽)을 팔고 있었다.  / 어린이 침대는 왠지 꼭 필요할것만 같아서 50% 할인 할 때 구매했다.



옆동네 단골 치과에 가서 대대적인 치아 진료 부탁드렸다.  "원장님 저 이민 가는데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싹 다 치료해주세요." 충치와 신경치료를 마치고 인도에 왔는데 여기 원장님들 중에도 고수분들이 계셨다. 2년 전 인도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는데 스프레이 신경 마취제를 뿌린 후 마취 주사를 넣는 따끔함 조차 느끼지 못하고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인도라고 해서 모든 게 낙후되어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순간이었다. Alveo dental clinic (2F, South Point Mall)

한국 화장품도 야무지게 잔뜩 사왔는데 인도에사도 한국 화장품이 살수 있다.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 / NYKAA 앱으로 주문 가능)



아이의 예방접종 현황 리포트도 가져가면 좋다. 학교 입학 서류에 요구되기도 하고 예방주사를 이어서 맞으려면 지난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원장님이 뿌리내리신 인도 어린이 치과에서 6개월마다 충치 예방용 불소 도포도 할 수 있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구르가온(Gurgaon)은 물가가 비싸고, 미세먼지 심하고, 저녁으로는 치안이 좋지 않고, 메이드들이 말을 안 듣고, 운전기사가 약속시간을 안 지키거나 기름을 빼가기도 하고,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안 주려하고, 야채가 시들시들하며, 수입제품은 한국보다 비싸고, 힌디를 어느 정도 할 줄 알아야 살 수 있다는 것만 빼고는 사람이 살만한 도시이다.

CDC Dental clinic (MGF Mega city mall in Gurgaon)



해외 이사 준비 기간에는 비상식량, 생필품, 왠지 인도에는 안 팔 것 같은 잡다한 물건들을 사고 포장하고 정리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와중에 아는 지인들을 만나 송별회라는 송별회는 다 하고 다니느라 어머니 표현을 빌리자면 '살짝 미친 여자 사람' 같았다. 정글이나 사막으로 이민 가는 것도 아닌데 그때만 해도 인도라고 하면 왠지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로 가는 기분이 들어서 불안했다.

인도로 가져갈 과자 종합 선물 세트까지 구매 / 20ft 컨테이너로는 부족해서 옷과 이불은 다시 꾹꾹 눌러 담은 후에 겨우 다 실을수 있었다고 함.


컨테이너에 다 싣지 못한 짐들은 출국하는 날 핸드 케리로 가지고 갔다. 유모차를 포함해서 짐이 무려 7개, 총무게는 96kg, 마일리지로 오버된 짐을 차감하고도 추가된 56kg에 대해서는 추가 비용으로 72만 원을 지불해야 했다. (우체국 EMS로 보내는 것이 더 쌈 / 16kg 옷 보내는데 약 11만 원 EMS)      

인도에 도착하니 짐 들어주는 아저씨들이 팁을 받으려고 몰려들었다. 포터(porter) 팁으로 100Rs(약15,00원)을 줬다.




나의 거주지는 뉴델리 남서쪽으로 약 3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Haryana주의 구르가온(Gurgaon, Gurugram)이다. 계획형 위성도시로 산업, 경제 중심지, 델리와의 인접성, 그리고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과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인도 기업 및 외국 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엔 고층 고급형 아파트, 최신식 빌딩, 쇼핑센터가 밀집해 있으며  A급 빌딩들이 들어선 골프코스 로드 (Golf Course Road)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출처 : CBRE India



아파트마다 수영장, 테니스장이 기본으로 있으며 골프코스 로드에는 DLF에서 만든 인공산과 인공호수가 있는 골프장도 있다. (딱 한번 구경 가봤음)

www.golfchannel.com


아파트 단지 내 수영장에서 목을 축이고 있는 구구구 비둘기 씨들. 원숭이들도 가끔 와서 목욕하고 가는 곳



지역마다 원숭이 출몰 빈도가 다르지만 내가 살던 곳은 최근 들어 원숭이 방문 횟수가 많이 줄었다. 이민 초기 당시만 해도 이틀에 한 번꼴로 만나거나 원숭이들이 문을 열고 집에 들어와서 바나나, 토마토 등을 냉장고에서 꺼내 먹곤 했다. 원숭이 매우 영리하다. 하루는 인도 친구가 누가 도어벨을 누르길래 누 구쎄요 하며 문을 열었는데 원숭이 5마리가 떡하니 서있었다고 한다.



걸어서 3분 거리 쇼핑몰 가는 길에 만난 멧돼지



소는 인도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물이다. 아침마다 양동이에 갓 짠 우유를 배달해 주는 아저씨가 있는데 버펄로 우유를 팔기도 하며 이 우유는 저온에 끓여서 소독 후에 마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요즘은 한인마트에 가면 연세우유를 파니 정말 안심이다. 한동안은 냄새나는 멸균 우유에 적응하지 못해 한국의 고소한 우유가 그리웠다. 생우유를 보통 1리터 단위로 판매하며, 멸균 우유는 200미리 팩부터 다양하게 판다.


비닐포장 우유도 파는데 보관이 불편해서 추천하지 않으며 봉지 우유 중에는 끓인 후 마셔야 하는 우유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직접 먹어본 결과 Nesle a+, Amule milk 빨간색, 스타벅스에서 사용하는 담백한 Just Milk정도가 괜찮다.)

작은 우유 없다고 썼더니 동네마다 사정이 다르다고 정정해줬음 (실명 공개 동의)
길을 막는다고 소 때리면 안됨 / 흰두 극우파 세력 사람들에게 잘못 걸리면 화를 면치 못함


짐은 방 한칸에 쌓 넣어 두고 한박스씩 거내서 정리 하면 됩니다.



인도 엘리베이터(Lift)의 1층은 0층이니 한국에서의 2층은 인도에서 1층에 해당된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1층 개념은 이곳에서 Grould Floor라고 부르기 때문에 버튼에 0 대신 GF라고 쓰여있기도 하다.



인도 집은 전기, 수도, 하수구, 목재 관련 등 잔고장이 자주 나는데 아파트 유지보수팀 (maintenance)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Urban Company 앱을 이용하면 에어컨 청소부터 집에서 얼굴 마사지, 발마사지까지 나름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외국인이라고 가격으로 사기를 치는 일이 없이 고정 금액으로 고칠 수 있어서 좋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예약이 가능한 점도 좋다. 이 앱이 나오기 전에는 수리 기사를 불러놓고 언제 몇 시에 올지 모르니 하루 종일 외출도 못하고 집에서 내내 기다리다 속 태운 분들이 많았다.

에어컨 수리 시 가스 충전은 3개월 보장 해줌



인도에 살면서 또 신기했던 것은 화장실용 수제 비대 Jet Spray이다. 이게 은근히 편리한 게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수압으로 조절 가능하며 아주 깨끗하게 뒤처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여행자들의 후기 중에 이 Jet Spray의 용도를 몰라서 샤워기인 줄 알고 이걸로 몸도 닦고 머리도 감았다는 후기로 읽은 적이 있다. 아이들 거품 목욕 후에 이걸로 싹 뿌려주면 편리한데 아이들이 무척 불쾌해하며 비대로 헹구지 말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인도 이민 첫날 쇼핑몰에 다녀온 후 받은 충격. '뭐야 돈만 있으면 엄청 살기 좋잖아.'라는 느낌을 받았다.  

인도 쇼핑몰



이삿짐을 싸면서 김, 라면, 멸치 등을 너무 많이 가져간 것을 후회했다. 식재료는 유통기간을 살핀 후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챙겨 가는 것을 권한다. 한국의 2~3배 정도로 비싸지만 한인 마트에 가면 의외로 많은 것들을 판매한다.  해외 이삿짐을 보낼 때 의외로 인도에서 잘 사용한 것은 코팅기와 전자동 연필깎이 기계이다. 학교 앞 문방구도 잘 없어서 복사집 찾기가 곤란한데 복사되는 프린터기와 한국에서 사 온 저렴한 코팅용지와 코팅 기계로 아이 학교 숙제를 도와줄 때 잘 이용했다. 그것 말고는 여기도 사름 사는 도시인지라 웬만한 물품들은 직접 구매가 가능하며 정말 필요하다 싶으면 한국 물품 역배송 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한국 물건들을 주문해서 받아볼 수 있다.


출처 : 나마스떼 한인 잡지

* 인도 수돗물은 식수가 아니다. 양치후 입을 헹굴 때도 정수된 물을 사용해야 한다. 물에 석회질이 많아 연수기나 필터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 유산균 (인도 유산균은 잘 안 팔거나 알약 형태뿐)


* 화장솜 (너무 두껍고나 동글동글한 약솜 판매)

Miniso나 Muji near me 검색해서 가면 구할 수 있으나 재고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 린스, 트리트먼트 은근 안 좋습니다. 현재 한인마트에서 한국 린스 사서 쓰고 있어요. 이것도 많이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머리카락은 소중하니깐..


* 샤워 헤드 필터 : 인도 수질이 워낙 좋지 않아서 연수기 필터를 쓰면 좋습니다. The For'est 빵집에서 파는 항균 필터와 샤워기 헤드를 사서 쓰고 있는데 너무 좋습니다. 호텔 샤워기처럼 물이 분무되어 나옵니다.


* 육아는 템빨입니다. 아기랑 함께 오시는 주재원 가족이라면 젖병 소독기와 분유 타주는 기계 들고 오시면 좋습니다.


* 아이들 학교 보온 도시락통, 예쁜 도시락통 : 인도에서 산 도시락통은 줄줄 새고 허접합니다.

 

* 사혈침 세트 : 체했을 때 직빵입니다. 사혈침 끝부분은 1회용이라 100개 정도 가져왔는데 물집 터트릴 때도 잘 쓰고 있어요.


* 당뇨와 혈압 체크기를 가져와서 평소 건강 상태를 확인합니다.


* 휴지 : 인도 휴지 질이 안 좋음


* 버물리 : 모기 물려서 가려울 때 바르는 약을 가져오면 좋습니다. 어린아이들은 가려울 때 붙이는 스티커도 유통기간 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가져오면 좋습니다.


* 워터피크 : 양치 후에 이걸로 치아 사이사이 쏴주고 입에서 나온 거 육안으로 확인해보면 크~ 개 더럽. 양치 후 스케일랑 한 상콤한 기분을 맛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설거지할 때 빨대 물통 같은 거 이음세 구석구석 빨대 솔로 안 닫는 부분도 이걸로 쏴주면 세척이 겁나 잘됩니다.


인도에서 네이버 로그인 잘 안됩니다. 노트북과 모바일 모두 한국에서 자동 로그인 연결해서 오세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한국 제품이라면 쓰레기라도 들고 오면 다 도움이 된다."



인도에서 만난 지인분들께 드린 공통 질문 : "인도에 가져와서 유용하게 사용하신 물건들이나 꿀팁 있으면 알려주세요."


아이와 함께 주재원 가족으로 온 경우

YN님의 답변 :

 

라벨 프린터 : 스위치가 많아서 가져오면 좋음

싱글로 온 경우

A님 :

정정 : 단촐 -> 단출

영식이 답변 :


YJ :


HM님 :

YL님 :


* 인도 생활기, 인도 생존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지난 8년간 인도에 살면서 있었던 재마 난 에피소드나 알면 유용한 정보들 공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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