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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詩한 그림판

보이스 피싱

by 최병석

참을 믿어서는 안된다


인간의 생사화복에 불신이 개입했다


내 딸과 아들의 목소리를 믿지마라

납치당했다는 절규를 믿으면 안된다

지금 화가 미치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신음소리에

마음이 동하면 큰일이다


바닥에 깔려있던 관심이 일어나는 것을 믿지마라

검사가 나의 구속을 막겠다고 설치는 것을 믿으면 안된다

내 통장이 범죄에 악용되었다는 엄살을 믿지마라

지인이 갑자기 죽었다는 곡소리에 마음을 움직이면 큰일이다

친구의 자녀가 기쁨의 결혼소식을 보내와도

무턱대고 믿지마라



느닷없이

생각도 못했는데

택배가 도착했다는 반가움과

카드가 주인을 못찾고 있다는 안타까움

그리고 선물을 주고 싶은데 방법을 못찾겠다는

아쉬움이 노크를 해 온다면

믿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참이 아니고 리얼 참도 아닌 시대다

불신이 참을 뒤집어 쓴 채

삼킬 자를 찾아 다니고 있다


깨어서 눈을 부릅뜨고 삼켜지지 않도록

서로를 의.심.하.자 그리고 믿.지.말.자

지금은 불신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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