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보들

고택(古宅)

by 최병석

힘을 주면 무너져 내릴까

먼지조차 힘을 뒤로 뺀채

저만치 둘러앉는데

흰옷 입은 세월이 먼지보다 가볍게

도포자락 펄럭이며

기와지붕위에 앉았다

호랭이 담배 빨던 시절에

묵직한흙 한 덩이와 나란히 손잡으며

새파란 감나무를 호령하더니

이젠

철푸덕 떨어진 홍시 한 덩어리

곳감 무서운 호랑이 보다

홍시 두려운 지붕이다

힘을 빼고

기운 빠진 세월조차

살그머니

기대고 앉아있는

주름골 깊게 패인 늙은 염려한 채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