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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詩한 그림판

풀벌레의 푸념

by 최병석

풀잎의 허파를 빠져 나온 뜨거움이

기어코

온 세상에 가득했다


안으로 들어오는 더운기운을

전심으로 밀어내느라

서걱거리고 사각대며 지륵거리다 보니

벌레가 풀처럼 모양이 변했다


일찌감치 나무에 붙어

점에서 덩어리까지

찍찍거리고 찌걱대며 찌륵거리다

매미는 나무에서 떨어져 나갔는데


풀이 된 벌레는

풀옷을 벗어 버리기 위해

한밤중에도 소리를 내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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