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의 푸념
풀잎의 허파를 빠져 나온 뜨거움이
기어코
온 세상에 가득했다
안으로 들어오는 더운기운을
전심으로 밀어내느라
서걱거리고 사각대며 지륵거리다 보니
벌레가 풀처럼 모양이 변했다
일찌감치 나무에 붙어
점에서 덩어리까지
찍찍거리고 찌걱대며 찌륵거리다
매미는 나무에서 떨어져 나갔는데
풀이 된 벌레는
풀옷을 벗어 버리기 위해
한밤중에도 소리를 내 지르고 있다
최병석의 브런치입니다. <일상다반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신나고 재미있다면 싸울일도 없고 얼굴 붉힐일도 없을테죠?반전이 있는 웃음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