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는
괜히 마음이 복잡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제대로 쌓이고 있는 건지.
그런 생각들이
밤이 깊어질수록 커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침이 되면
그 생각들은 조금 작아져 있다.
밤에는 크게 보이던 문제들이
햇빛 아래에서는
조금 다른 크기로 보인다.
나는 아침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알람 소리는 여전히 싫고,
출근 준비는 늘 바쁘다. ^^
그래도 아침이 좋은 이유가 하나 있다.
하루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제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고,
어제의 불안이
오늘까지 이어질 필요는 없다는 걸
아침은 조용히 알려준다.
요즘은 결과보다
흐름을 더 많이 보게 된다.
하루하루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뒤돌아보면
조금씩 쌓여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처음 유니와이즈 건축공학 학점은행제 수업을 들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강의 하나를 듣는다고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배움은 항상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 같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아, 내가 이런 걸 알고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 온다.
예전에 들었던 내용이
현장에서 떠오르기도 하고,
평소에 지나치던 공간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유니와이즈 건축공학 학점은행제 과정을 떠올릴 때
결과보다 과정이 먼저 생각난다.
천천히 이어갔던 시간들이
지금의 시선을 만들어 준 것 같아서.
어젯밤의 생각들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다만 조금 덜 무겁게 느껴질 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평소처럼 하루를 시작한다.
대단한 결심 없이,
거창한 계획도 없이.
그냥
어제보다 조금 덜 흔들리는 마음으로.
아마 오늘 밤이 되면
또 다른 생각들이 찾아오겠지만
괜찮다.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아침이 되면
다시 괜찮아질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