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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저작권은 창작자의 분신을 지키는 일

AI시대 저작권의 경계가 더욱 중요해졌다.

by 영 Young

저작권은 창작자의 분신이자, 그가 세상에 남긴 영혼의 자식이다. 단순히 ‘법적으로 보호받는 권리’라는 개념을 넘어, 창작자의 정체성과 존재를 상징하는 고유한 흔적이다. 그 어떤 이유로도 타인의 손에 함부로 넘어가거나, 원작자의 이름이 지워져서는 안 되는 절대적인 가치가 바로 저작권이다.


한 편의 글, 한 장의 그림, 하나의 선율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다. 그것은 창작자가 수많은 시간을 견디며 고뇌한 흔적이며, 때로는 삶을 갈아 넣은 결정체다. 생물학적인 자식이 다른 사람의 DNA로 바뀔 수 없듯이, 창작물도 원작자의 정서와 지식, 감정이 담긴 유일한 존재다. 그 창작물을 허락 없이 복제하거나 출처 없이 사용하는 일은 창작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며, 정신적 폭력이다.


이처럼 저작권 침해는 단순한 복사나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창작자의 영혼을 탈취하는 도둑질이며, 문화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공동체가 법을 바탕으로 유지되듯이, 창작 공동체 또한 저작권이라는 법적 기반 위에 설 수 있다. 만약 저작권이 무시되고 남의 창작을 훔치는 일이 반복된다면, 결국 모든 창작자는 입을 다물고 창조는 멈춘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유명인의 논문 표절과 학위 취소 사례는 우리에게 깊은 경각심을 안겨준다. 사회적 신뢰를 잃고 경력을 잃는 일은, 그만큼 저작권이 단순한 개인의 권리를 넘어 사회 윤리와 명예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누리는 문화적 풍요와 기술의 진보는, 선구자들의 창작물이 일정 기간 법으로 보호받아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저작물이 보호받지 못했다면 오늘의 문화, 예술, 기술은 그 싹도 틔우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은 저작권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나 역시 글을 쓰면서 AI의 도움을 종종 받는다. 수십 번 고치며 완성해 오던 문장을 더 빠르고 체계적으로 다듬을 수 있게 되었고, 어떤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생긴다. 글쓰기라는 인간 고유의 창작 영역에 AI가 깊이 들어온 지금, 우리는 무엇을 창작이라 말하고 누구를 창작자라 인정할 것인가.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저작권 기준을 세워야 한다. AI가 만들어낸 콘텐츠와 인간 창작물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창작자의 기여가 모호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술이 창작자의 권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더욱 보호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의 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저작권은 더욱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원작자의 권리는 사후에도 일정기간 지켜져야 하며, 그들의 노력과 기여는 시간이 지나도 존중받아야 한다.


저작권은 창작자를 위한 정당한 보상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격려이며, 사회 전체의 창조력을 지키는 최소한의 울타리다. 우리가 창작자를 존중하고 그 이름을 기억하는 문화를 만든다면, 더 많은 이들이 용기를 갖고 창작의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려운 길일수록 정당한 보상이 있다는 믿음은, 사회를 더 건강하고 성숙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내 생각과 감정을 한 줄 한 줄 새기며. 그리고 바란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흔적으로 남기를. 나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기를. 나의 노력과 진심이 존중받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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