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01) 진정한 성공은 '가짐'이 아니라 '나눔'이다

배려는 도전과 용기의 결과물이다.

by 영 Young

진짜 성공이란, 얼마나 가졌느냐보다 얼마나 나누었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 나는 오랜만에 존경하는 기업가 한 분을 찾아뵙고 식사 대접을 하러 갔다. 그분은 다정한 미소와 함께 한 줄의 고사를 읊조리셨다.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리고는 “나는 은퇴하고 돈 쓸 일이 없으니, 모든 걸 나에게 맡겨 달라”라며 단호히 거절하셨다. 그의 호탕한 주장은 상대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그분의 친절과

배려는 자연스럽고 묵직했다.


그는 20여 년 전 대구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RCKorea 문신웅 회장님이다. 인도와 중국을 오가며 함께 경험을 나눴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깊은 교류를 이어왔다. 서울 외곽의 호숫가에서 학처럼 조용하고 우아한 삶을 살고 계시는 그분은, 한때 우리나라 포장기계 산업을 이끈 전설적인 기업가다.


문 회장님은 겉으로 드러나는 업적보다 그 이면의 사람됨이 더 빛나는 분이다.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고, 기꺼이 도우며, 상대방이 체면을 구기지 않도록 조용히 손을 내미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몸에 밴 베풂’이란 표현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분도 드물다.


회장님은 대학 학생회장 출신이다. 졸업 후 일본에서 약 2년간 어묵 및 포장 관련 밴딩 공장에서 산업연수를 마쳤다. 이후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돌아와 PP포장테이프와 포장기계를 직접 생산하며 우리나라 포장기계 산업의 기틀을 닦았다. 그 시절, 그는 국내 산업화 초기의 척박한 현실을 딛고 기술력 하나로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 후 국내 사업체를 정리하고 4억여 원을 들고 중국 가흥으로 향했다. 아무 연고도 없던 그곳에서 약 3,000평 대지의 사용권을 확보하고 직접 공장을 설립, 본격적인 포장기기 제조에 나섰다.

예순의 나이에 그는 오히려 새로운 시장을 향해 질주했고, 타국에서 스스로의 역량을 다시 증명했다. 결국 몇 해 전, 가치를 높인 중국 공장을 수배의 이익을 남기고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많은 사람들은 은퇴할 나이에 새로운 길을 개척한 그의 용기와 배짱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단순한 기업인이 아니라, 늘 미래를 내다보는 선구자적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시대를 읽는 눈,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직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결단력이 인상적이다.

그는 30년 넘게 국내에서 CEO로 일하며 우리 산업의 굵직한 한 축을 담당했고, 그 후 15여 년은 중국공장을 운영했다. 그곳 내수시장에 우리 제품을 공급하여 우리나라 경제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많이했다. 은퇴한 지금도 포장기기 전문 자문으로 활동 중이며, 아파트 단지 대표로서 주민 봉사까지 겸하고 있다.

여전히 그는 멈추지 않는다.


몇 해 전, 나는 그의 초대로 중국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도착하자마자 지역 인사들이 환영 만찬을 준비해 주었다. 그 자리에는 시장, 군수, 세무서장, 경찰서장 등 100여 명의 지역 유지가 참석했고, 식당 전체를 빌려 연회장을 만들었다. 회전 원탁 위에는 돼지·오리·생선이 통째로 산처럼 쌓여 있었고, 마오타이, 백주가 줄줄이 나왔다. 과음으로 이틀간 정신이 몽롱할 정도였다. 그만큼 문 회장님이 현지에서 쌓아온 신뢰와 존경의 깊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며 내 것을 남과 나눈다는 것,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많아서 나눈 것이 아니라, 마음이 넓어서 나누는 것이다. 문 회장님은 부처님 말씀처럼, 가진 것이 없더라도 마음으로 줄 수 있는 ‘무재칠시(無財七施)’의 삶을 실천해 왔다. 그가 이룬 모든 성공의 본질은 ‘물질’뿐만 아니라, ‘베풂과 관용,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에서 비롯되었다.


진짜 성공이란 결국, 내 인생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을 따뜻하게 했는가에 달려 있다. 문신웅 회장님은 그 질문에 누구보다도 분명하고 힘 있는 해답을 보여준, 이 시대의 아름다운 스승이다. 그의 삶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베푸는 인생이 곧 진짜 부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본보기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