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훈병 리더십 함양, 웅변대회 입상으로 해병대 빛냄
"군대 갔다 오면 사람이 된다." 이는 우리 부모 세대가 흔히 하던 말이지만, 단순한 속담 이상의 진실을 담고 있다. 나 역시 군 생활을 통해 이 말의 깊은 의미를 온몸으로 체감했다. 대한민국이 짧은 시간 안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선배 세대의 강인한 정신력이었다. 그 정신력은 군대에서 다져진 군인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복무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이유로 선택했지만, 입대 첫날부터 그 결정이 단순한 시간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 손을 잡고 진해 신병교육대 강당에 들어선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빨간 명찰을 달고 팔각모를 쓴 교관이 긴 몽둥이를 손에 들고 강당을 메운 훈련병들에게 크게 외쳤다.
"지금부터 여러분은 국가의 소유물이다. 여러분은 돼지다. 국가가 필요로 할 때 쓰일 준비를 하라!"
그 한마디는 우리 모두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곧바로 이어진 "꼬라박아!"라는 명령에 머리를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박아야 했고, 그 상태로 좌로 돌아, 우로 돌아 같은 명령이 쉴 틈 없이 떨어졌다. 그 순간 나는 이곳이 단순히 병역의 의무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강인한 정신과 의지를 단련하는 곳임을 깨달았다. 두려움 속에서도, 나는 점차 스스로를 다스리며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것을 배워갔다.
해병대에서의 훈련은 내 상상을 초월했다. 한겨울 영하 20도를 넘는 날씨에도 팬티 차림으로 차가운 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다. 완전군장을 하고 천자봉을 오르는 구보는 매 순간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해병대의 기본 정신인 "까라면 까라.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나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게 만들었다. 매일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층 더 성장했다.
나는 신병 356기로 혹독한 훈련을 시작했다. 특히 중대장 훈병으로 차출된 나는 600여 명의 훈련병을 지휘하고 통솔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중대장은 맷집이 좋아야 한다는 말을 실감했다. 교관들은 언제든 기합을 줄 준비가 되어 있었고, 중대를 대표해 많은 기합을 받는 일이 나의 일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경험을 통해 리더십과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나의 특기를 살릴기회는 존재했다. 서울 해군본부에서 개최된 해군 참모총장기 멸공 웅변대회에서 진해 부대 대표로 출전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경험은 나에게
군 복무 성과 이상의 큰 자신감과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포항 보병훈련 시에도 교육생 중대장을 했다. 고된 훈련 후 휴식시간에는 웅변 한 구절을
하라는 교관의 단골요청이 많았다.
그 후 계속된 대대, 여단대표로 각종 반공 웅변대회에 참여하여 성과를 거두었다.
단순히 웅변대회 수상에 그치지 않고, 해병대의 명예를 빛내는 기회로 활용되었으며 이는 내게 잊을 수 없는 성취로 남아 있다.
물론 군 생활은 언제나 순탄하지 않았다. 선임의 이유 없는 구타와 격렬한 기합은 일상이었고, 민통선 초소 근무 중 선임이 나에게 총을 겨누며 위협하고 구타했던 사건은 내게 깊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공포와 불합리 속에서도 끈기와 인내심을 배웠다. 힘든 순간마다 포기하지 않는 법을 터득했고,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다잡는 법을 깨우쳤다.
전역 후 사회에 나와 여러 실패와 도전에 부딪혔지만, 해병대에서 얻은 정신력은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라는 말처럼 해병대에서 배운 끈기와 의지는 내 삶의 든든한 원동력이 되었다. 나에게 군대는 단순히 의무를 이행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을 단련하고, 성장시키는 도전의 장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주목받는 나라인 것은 선조와 선배들이 보여준 강인한 정신력 덕분이다. 군대에서 다져진 그들의 정신력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나 역시 해병대에서 강한 애국심과 투철한 정신력을 배웠다. 앞으로도 해병대 정신을 바탕으로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더 큰 도전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
"필승!"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삶의 자세이자 믿음이며, 나 자신에게 매 순간 주어지는 도전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