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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 Young Oct 30. 2024

(07)행복의 길을 찾는 봉사

봉사가 주는 더 큰 선물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결국 내 행복을 배가시키는 일이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탈무드’에서는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다. 뿌릴 때 자기에게도 몇 방울은 묻기 마련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봉사와 나눔이 결국 나에게도 행복을 돌려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늘은 매달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종로노인복지센터 점심 배식 자원봉사 날이다. 매월 기다려지는 이날은 행복문화포럼의 회원 10여 명과 함께 참여했다. 회원들의 연령대는 60~70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퇴직한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산전수전을 겪으며 얻은 삶의 지혜를 이렇게 멋진 봉사 활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지만, 재능을 기부하는 기쁨으로 일상을 보낸다.

복지센터에는 매일 30~50명 이상의자원봉사자가

참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도 힘겨워 보이는 분들이지만, 빠짐없이 봉사에 참여하여 밝은 미소를 짓는다. 그 모습을 보면, 봉사가 주는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테이블 청소를 담당하는 80대 중반 할머니는 허리가 많이 굽었고 힘들어 하면서도 열심히 식탁을 닦으신다. 60~70대 봉사자 6명은 잔반을 비우고 식기를 세척하며, 다른 6명은 밥과 국을 푸고 반찬을 나눠준다. 이들은 모두 한결같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봉사에 임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보여주기식 급식 봉사를 하며 웃는 장면을 연출하지만,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의 미소와 그 가치는 비교할 수 없다.

나는 오늘 사용한 식기를 트롤리에 담아세척팀으로

옮기는 역할을 맡았다. 식판을 트롤리에 넣고 이동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트롤리는 약 1.8m 높이로, 14칸에 2개씩식판을 넣으면 총 무게가 200kg가 넘는다. 오늘은 힘 좋은 청년 봉사자가 없어,건장해 보이는 내가 차출되었다.


 봉사활동은 담당 복지사가 사전에 약 20분간 역할을 설명하며 시작된다. 배식팀, 세척팀,식당 정리팀으로 나뉘어 각자 역할을 수행한다. 모두 위생모자와 비닐 앞치마, 장갑 등을 착용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곧 익숙해졌다. 조금 힘들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슴이 뿌듯해지고 행복감이 밀려왔다.


 복지센터 식당은 약 180석 규모로 매일 700명 이상의 어르신들이 식사를 한다. 대부분 아침을 거른 독거노인들로, 이른 아침부터 식당 로비에서 기다린다. 복지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용자 중 70대가 12%, 80대가 80%로, 대다수가 고령층이다. 무료 이용자는 40%이며, 유료 이용자는 한 끼에 4,000원을  다.


 11시 20분부터 오후 1시까지 배식이 진행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오늘은 104세 된 어르신을 만났다. 자세도 바르고, 용모도 말끔했으며, 식판을 깨끗이 비우셨다. 매일 오시며 어떤 음식이든 잘 드신다고 한다. 그분을 보며 나도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깔끔한 복장과 모자를 쓴 80세 여성분도 있었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셨고, 식판을 비운 후, 다른 사람들이 남긴 음식이 아깝다고 성토하기도 하셨다. 음식물 낭비를 막기 위해 적당히 덜어 먹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봉사활동을 통해 나는 다양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과 마주하며, 그들의 삶을 엿보고 또 다른 인간사를 체험할 수 있었다. 자원봉사는 나에게 새로운 배움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복을 받으려면 먼저 복된 일을 짓고, 씨를 뿌려야 수확을 거둘 수 있다. 봉사활동은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행복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불가에서는 "재물이 없어도 몸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다"고 가르친다. 이는 다른 사람의 짐을 덜어주고, 고통을 함께 나누며, 삶의 깊이를 더해가는 길이다.


 소록도에서 40년 동안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신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님의 헌신적인 삶은 이러한 가르침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그들의 고귀한 봉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고, 나 또한 그들의 삶에 감동했다.


 이처럼 봉사는 타인을 위해 베푸는 순수한 감정이다.결국 나에게 더 큰 행복과 가치를 안겨주는 여정이된다. 봉사는 다른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귀한 선물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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