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걷다

아름다운 약속 이야기 Poetry Sapiens <36>

by 서정


가을을 걷다

하늘이

높아지고 멀어지고 파래졌다


땅은

노래지고 푹신해지고 바스락거린다

가슴을 채우던 기대는 어언 희미해지고

한아름 넘쳤던 사랑도 씨방만 남았다

발등 시리고 손도 곱아

잰걸음을 셈하기조차 싫은데


귀밑머리엔

그새

하얀 바람 스쳐간 흔적 보인다

익어가는 가을을 빈 마음 되어 걷는다

오늘은.

서정


<芝仙>

겨울 산

모두들 어딜 가버렸나

겨울 산 혼자 두고

벗은 나무 가지사이로 서럽게 울던 칼바람

너마저 가버리면

너 홀로 외로워 어떡하나

네 안에 뜨거운 사람이여

우리 서로의 열기

차라리 겨울 산 차가운 허리 감싸안아

따듯이 데워놓을까

민들레 제비 꽃이 찾아올 봄을 위하여

<西汀>

이제야 글 보았어요. 지선의 마음 충분히 읽었습니다.

길게 답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芝仙>

5일 째 저녁이 저뭅니다. 많이 답답하시죠? 저녁 식사 하셨나요?

생명의 양식이라 여기시고 꼭꼭 챙겨 드셔야 합니다. 너무 조급하지 않게,

마음가짐 너그럽게 다스렸음 좋을 텐데 하고 저 혼자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깔끔한 성격에 본인은 얼마나 조급할까 싶으니 더 이상 말도 못 하겠고....


<西汀>

동지! 아름다움이란 원래 짧은 것인가. 옷섶 밑에 맴돌던 그리움만 짙게 남네요.

병들고 죽는 건 당연한 수서인데 왜 붙잡고 이다지도 괴롭힐까요. 지선 고맙습니다.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모든 검사 수치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네요.


<芝仙>

작은 거인은 장기전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기도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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