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지만 완벽하고싶다.
정말 게으른 사람이다.
그리고 때로는 가면을 쓰고 살고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 단순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머리 속은 너무나 많은 생각들로 시끄럽다.
남들에게 비춰지는 것처럼 내 자신도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 반,
어쩌라고 나는 나대로 살겠다는 마음 반.
어떤 일이든 미룰 수 있다면 어떻게든 미뤄서
코앞에 일이 닥쳤을 때 몰아쳐서 최고의 집중력으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할 때가 좋다.
일종의 몰입 중독처럼, 혹은 극한의 효율충(?)처럼
사람들의 고민에 솔직하고 직관적으로 답을 해주면서
정작 내 문제는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한다. (혹은 안한다. 하기 싫어진다.)
그 과정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근데 그 생각도 하기 싫을때가 많다.
그러면서 필요성은 누구보다 느낀다.
이상의 소설을 좋아한다.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거리며, 축 처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그런 상태가 좋았다.
이 구절을 보고 감탄했다.
이 천재도 게을러 터졌구나.
아주 권태로우면서 아늑한 일상을 원하는 구나
나도 게으른 것이 좋다. 될 수만 있으면 정말 게으르게 살고 싶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또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참 굉장히 현재의 나와 닮아 있지 않은가.
내게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잘 해내고 싶으면서
너무나 게을러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