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건강... 사랑... 행복...
<1>
“야, 이 녀석아! 저리 안 가? 비켜, 이것아!”
할배는 짜야에게 화를 냈어요.
감기가 시작되어 피곤하고 짜증스럽거든요.
작대기로 때리는 시늉을 하니 짜야는 약간 물러났어요.
그러나 물러나는 것도 시늉이고,
금방 꼬리를 흔들며 다시 할배에게 다가왔어요.
짜야는 할배가 한 번 만져줄 때까지 줄기차게 따라다녀요.
할배는 손이 억세지만 짜야를 만질 때는 아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어요.
짜야는 할배의 그 손길을 밥보다 더 좋아해요.
밥은 나중에 먹더라도 할배가 만져줄 때까지 빤히 올려다보면서 꼬리를 흔들어요.
끈기 있는 애교작전이죠, 뭐.
“아이고, 이 녀석 언제 새끼 낳겠노?”
할배는 또 급해집니다. 사료 값이 만만찮은데 얼른
새끼를 낳아서 팔아야만 좀 보태진다고 늘 생각하지요.
하지만 암캉아지 짜야는 아직 어려요.
몇 달 더 있어야 진수의 색시가 되고 지금은 그냥 동생이에요.
“너그 둘이 옷 바꿔 입으면 좋겠다.”
짜야를 만져주면서 할배가 또 그 말을 했습니다.
짜야는 약간 섭섭한지 꿍꿍 소리를 내면서
할배의 손가락을 잘근잘근 뭅니다.
한 살짜리 진수는 완전 흰색의 진도견이고,
3개월 된 짜야도 진도견이지만 호피무늬라고 해요.
털빛이 호랑이 가죽처럼 얼룩덜룩해서 꼭 수캉아지 같아요.
참, 짜야 이름은 “이 개는 좋은 개야. 진짜야.” 하면서
친구에게 자랑하던 할배가 즉흥적으로 붙인 이름이래요.
다 부르면 ‘진짜야’인데 줄여서 ‘짜야’라고 불러요.
“이거 먹으면 감기가 낫겠지.”
할배는 며칠 전에 캤던 산삼을 샘물에 씻어서 우적우적 씹어 먹었어요.
그런데 짜야가 빤히 쳐다보면서 자꾸 짖어요.
“망망! 망망!”
할배는 조금 남은 꽁지를 짜야에게 던져주면서 말했어요.
“오냐, 너도 비싼 산삼 먹고 얼른 커라. 그래야 빨리 새끼 낳지. 허허허
그런데 짜야는 산삼 꽁지를 밥그릇 옆에 묻었어요.
발로 땅을 파고 묻은 다음에는 주둥이로 꼭꼭 덮어주네요.
한참 후에 또 그걸 꺼내서 물고 다니다가 이번엔 다른 곳에 묻어요.
그런 식으로 몇 번이나 자리를 옮겨요.
진수는 관심도 없는데 짜야가 왜 자꾸 그걸 숨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