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할배 동화> 빨노파의 웃음 노래 (1/5)

by 구민성

단편동화--빨노파의 웃음 노래 (1/5)










<1>

겨울 새벽은 늘 춥지만 오늘은 특히 더 추워요.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니까요.

아줌마는 새벽에 출근하는 병원 입구에서 작은 새 한 마리를 보았어요.

작은 새는 동백나무 밑에서 잔뜩 웅크린 채 아줌마를 보고 있었어요.

불쌍한 눈빛으로요.


“어머, 얘 좀 봐. 너무 추워 보이네.”

아줌마가 혼잣말을 했어요.

“네, 아줌마. 정말 추워요.”

작은 새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어? 너,… 말을 하네. 세상에!”

“네. 저는 말을 할 수 있어요. 근데 아줌마 하고만 말해요.”

“왜 나하고만 하니?”

아줌마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물었어요.

“저는 딱 한 사람하고만 말할 수 있는데… 예쁘고 착한 아줌마를 찜했어요.”

“그래? 고맙구나. … 일단 들어와. 추우니까.”


아줌마는 작은 새가 들어오도록 회전문을 천천히 열었어요.

작은 새는 포르르 날아서 아줌마와 함께 들어왔어요.

병원 안에는 무척 따뜻했어요.

“아줌마, 고마워요.”

작은 새는 머리를 까딱하면서 인사했어요.

“그래. 여기서 잠깐 기다려.”


아줌마는 작은 새를 청소함 위에 올려놓고 비스킷과 우유를 챙겨 주었어요.

“얘, 우선 이거라도 좀 먹어.”

“네, 아줌마. 고마워요.”

작은 새는 예쁘게 인사하고 비스킷을 콕콕 쪼아 먹었어요.

우유를 먹느라 고개를 뒤로 젖힐 때는 정말 귀여웠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웃던 아줌마는 이내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어쩐지 걱정이 많아 보였어요.








날이 밝자 남쪽의 통유리로 도타운 햇살이 들어왔어요. 햇살을 받은 작은 새는 참 예뻤어요. 빨간 머리에 노란 몸통과 파란 꼬리를 가졌어요. 머리에서 꼬리까지는 달랑 10cm도 안 될 거예요. 아줌마는 작은 새에게 ‘빨노파’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빨노파, 안녕?”




“아줌마, 고마워요.”




작은 새는 아줌마에게 예쁘게 인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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