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똥꼬에는
짜증, 상상, 여유, 웃음.... 해피 타임~~
“에이, 짜증 나. 이게 뭐야? 거미줄이잖아.”
민호는 얼굴에 묻은 거미줄을 손으로 떼어내며 짜증을 부렸습니다.
그때 할아버지가 왔어요.
“민호야, 너 왜 그러니?”
“할아버지, 있잖아요~~ 여기 거미줄이 많아요. 좀 걷어주세요.”
“아, 거미줄? 근데 그걸 왜 걷어?”
“싫어요. 귀찮고 지저분해요.”
“아니, 그건 그냥 둬야 돼.
할아버지는 딱 잘라 말했어요.
“왜요? 거미줄이 뭐 좋다고 그냥 둬요?”
민호가 불만이 잔뜩 묻은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쳐다봤어요.
“거미줄도 필요하단다.”
할아버지의 대답에 민호는 계속 불평했어요
“얼굴에 묻어서 싫어요.”
“아니야. 거미줄이 있어야 모기나 파리가 걸리고 나방도 걸려. 그래야 해로운 곤충들이 잡히는 거야.”
“해로운 곤충이 잡힌다고요?”
“그렇지. 거미는 나쁜 곤충들이 자기 줄에 걸리면 잡아먹거든.”
“아항, 거미가 그걸 먹고살아요?”
“그럼, 거미가 얼마나 착하다고. 또 텃밭의 채소 옆에도 벌레가 있는데 거미가 그 벌레들을 잡아먹어. 그러니까 거미는 사람에게 이로운 거야.”
민호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다시 질문했어요.
궁금한 걸 못 참는 아이라서 그래요.
“그럼 거미는 어떻게 줄을 만들어요?”
“음… 그건 거미가 뱃속에서 줄을 만들어 기어서 가면, 엉덩이 쪽으로 줄이 자꾸 나오거든. 그걸 이렇게 저렇게 이어서 연결하는 거란다.”
“와, 신기하다. 그럼 할아버지도 배속에서 줄 만들어 똥꼬로 뽑아내면 안 될까요?”
“뭐? 할아버지가 왜 그래야 돼?”
할아버지가 의아한 눈으로 묻자, 민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대답했어요.
“전에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잖아요. 텃밭에 고라니가 와서 채소를 뜯어먹는다고요. 그리고 멧돼지도 고구마와 땅콩을 마구 파먹는다고 화를 내셨잖아요.”
“그랬지. 근데 그게 할아버지 똥꼬 줄이랑 무슨 상관이야?
할아버지는 아무래도 이상해서 자꾸 물었어요. 민호가 헤헤 웃으면서 대답했어요.
“할아버지 똥꼬에서 줄을 뽑아내어 그 줄을 여기저기 연결해 놓으면 고라니와 멧돼지가 잡히잖아요. 그러면 텃밭도 지킬 수 있고요.”
할아버지는 민호의 엉뚱한 생각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어요.
“예끼, 이 녀석아. 똥꼬에서 줄 빼내는 거 네가 해라. 할아버지는 할 줄 몰라.”
“할아버지이~ 만들어 보세요. 한 번만요.”
“글쎄, 할아버진 못 한다니까.”
“할아버지, 있잖아요. 저기 닭장 옆에 할아버지 똥꼬 줄을 딱 쳐요.”
“왜?”
“그러면 족제비나 쥐도 안 오겠지요.”
“안 돼. 할아버지는 못 한다는데 왜 자꾸 그러냐?”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민호의 머리를 만졌어요.
“헤헤, 할아버지. 지금부터 똥꼬 줄 한 번 만들어 보세요. 네에?”
“아니, 그런데 할아버지 똥꼬 줄에 민호 네가 걸리면 어쩌지?”
할아버지가 약간은 심각한 눈빛으로 물었어요.
“음… 그건요. 할아버지는 흰색 줄 말고 빨간색 줄을 만드세요. 그럼 제가 피해서 다닐 수 있잖아요. 헤헤헤… 맞죠?”
할아버지는 민호가 제 아빠를 닮아서 이렇게 엉뚱하다고 생각했어요.
해질 무렵인데 거미 한 마리가 빠르게 줄을 치고 있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