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견디게 해 준 작고 단단한 기록 습관
언제부터였을까 ‘바쁘다’는 이유로 하루는 늘 비슷하게 흘러갔다. 저녁이면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기 일쑤였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쓰던 감사 일기조차 어느새 손에서 멀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김민식 작가의 『매일 아침 써봤니?』를 만났다.
책장을 넘기다 문득, 한 문장이 나를 붙들었다.
“비범한 삶이란 기록하는 게
아니라, 매일 기록하니까
비범한 삶이 되는 거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뭔가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좋은 문장은 늘 그렇다. 마음을 흔들고, 쓰고 싶게 만든다. 나는 조용히 펜을 들었다. 그리고 짧게 한 줄을 써 내려갔다.
“오늘 하루도 참 잘 살아냈어.”
단지 한 문장이었지만, 그 울림은 컸다. 누구에게 털어놓지 않아도, 내 마음을 나 자신에게 솔직히 들려주는 것만으로 하루가 다르게 느껴졌다. 그 한 줄이, 오늘을 살아낸 나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책을 읽다 마음에 머무는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긋고, 곧장 내 생각을 짧게 적었다.
예전엔 ‘옳고 그름’을 따졌다면, 이제는
“이건 저자의 생각이고,
나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
라고 관점을 달리하며 책을 읽었다. 그 다름을 받아들이는 순간, 타인을 대하는 내 마음도 조금은 너그러워졌다. 매일 책을 읽고, 한 줄을 쓰는 일이 내 하루의 일부가 되었다. 예전엔 읽고 끝이었다면, 지금은 읽은 뒤 반드시 내 마음의 흔적을 남긴다.
그렇게 글로 남기면서,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세상을 보는 눈도 조금씩 따뜻해졌다. 무엇보다 이 짧은 글쓰기는 나를 토닥이는, 소중한 습관이 되었다. 하루 5분, 한 줄의 기록. 그 시간이 오히려 내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어준다.
여행지의 낯선 방 안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도, 책 한 권과 노트만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그날의 문장 한 줄, 떠오른 감정 한 조각을 적어 내려가는 그 순간은 마치 내 마음이 머무는 안식처 같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있다.
강화도의 자연휴양림에서, 풀숲 너머로 밤하늘을 바라보며 썼던 일기.
“자연과 풍경이 어우러져,
마음의 고요 속에 하루를 맡긴다.”
짧은 문장 안에 그날의 공기와 감정, 풀잎 흔들림과 별빛까지 조심스레 담으려 애썼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나 자신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 오늘, 네 마음의 색깔은 어떤 색이었을까?
★ 오늘 감사한 일 세 가지는 무엇이었을까?
★ 오늘 떠오른 작은 아이디어는 무엇이었을까?
그 질문에 조용히 답하면서, 나는 매일 나만의 독서 일기를 써 내려간다. 짧은 문장, 문득 떠오른 메모, 사소하지만 진솔한 마음의 조각들. 그 모든 것이 모여, 조금씩 나만의 언어가 되었다. 이제 ‘한 줄 쓰기’는 나를 위로하고 성장시키는 작은 의식이 되었다.
아무도 몰라도 괜찮다. 지친 날에도 상관없다. 그저 이렇게 쓰면 되니까.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그 한 줄이, 그 짧은 문장이 다시 나를 살아가게 한다.
하루 5분, 질문을 통해 나만의 언어로 써 내려가는 이 습관은 나를 단단하게 세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