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춤, 그리고 밤의 여운
나를 살리는 화요일의 감사. 매주 화요일은 유독 바쁘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빽빽하게 이어지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삶의 온도를 느낀다. 그런 화요일이 어느덧 나만의 ‘감사 요일’이 되었다. 오늘도 나를 채운 세 순간을 되새기며, 감사를 기록해 본다.
하나. 어른이 된 나, 그림책으로 다시 아이가 되다.
매주 화요일 오전은 어린이도서연구회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림책을 함께 읽고, 그 안의 세계를 토론하며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림책은 말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아이의 감정에 먼저 귀 기울이고, 그 상상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아이의 마음이 되어 기다려주고 공감하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오래된 도구나 풍경은 지금의 젊은 세대에겐 낯설다. 하지만 연배가 있는 독서모임의 누군가가 그 풍경을 풀어 설명해 주는 순간, 세대와 세대는 공감하며 연결된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모인 독서모임 ‘책벗’들. 그들과 함께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 속에서 나는 매주 조금씩 성장하고, 더 깊어지는 나를 만난다.
책과 사람, 그리고 따뜻한 공감이
있는 이 시간이 참 고맙다.
둘. 음악이 흐르고, 몸이 반응하고, 삶이 흥겹다.
요즘 나는 일정이 있는 날에도 해뜨기 전 산책을 나선다. 상쾌한 공기 속에서 걷는 이른 아침은 하루의 삶을 세워주는 시간이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도전이 있었다. 라인댄스 동아리 첫 수업.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했었다.
지역 모임에서 새롭게 구성된 팀과 함께 시작한 이 첫걸음이 뜻밖에 즐거웠다. 현이와 덕이의 ‘너 나 좋아해’라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땀을 흘리다 보니 어느새 몸은 경쾌하게 리듬을 타고, 마음은 가볍게 흔들렸다. 그저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삶에 음악이 있고, 몸을 흔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이 또한 참 감사한 일이다.
셋. 밤, 책, 그리고 문장의 여운.
저녁에는 ‘작심 한 달 독서모임’이 이어진다. 8명이 모여 책을 윤독하며 읽고 나눈다. 오늘 함께 읽은 책은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 이 책은 쉽지 않다. 문장이 단단하지만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감정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문장 하나가 문득 내 안에 내려앉는다.
“밤이 선생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밤에 읽어야 제맛이다. 조용한 밤, 문장을 따라 걷다가 멈춰 서면, 그 여운 속에 나도 멈춘다. 윤독은 혼자였다면 지나쳤을 문장을 함께 되새기며 의미를 더하는 시간이다. 타인의 목소리로 듣는 문장은 또 다른 깊이로 다가온다.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때 나의 감각은 더 살아난다. 무엇보다 이 모임을 통해 책동무들과 의미 있는 활동을 기획할 수 있다는 것. 그 가능성 자체가 설렘이고, 또 하나의 감사다.
작심 한 달 독서모임 회보제작을
계획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하루가 바빠도, 마음이 분주하지 않게 살아가는 방법은 감사를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오늘도, 바쁜 하루의 틈에서 나를 살리는 세 가지 감사를 마음에 새겼다. 그게 바로 내가 매주 화요일을 기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