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나를 다독여준 바다의 도시

바람처럼 스며든 위로, 여수에서 머물다

by 이월규

몇 해 전 다녀온 여수가 문득 떠올랐다.


그 사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궁금함을 안고 무궁화호 1501 열차에 올랐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초록빛 풍경을 따라 느릿하게, 그러나 설레는 마음으로 여수로 향했다.


여수 엑스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진 공기는 너무 많이 변모된 모습이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도시도 자신을 잘 가꿔온 듯했다. 낯설고 묘한 감정이 여수의 첫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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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장 한 상, 여유 한 모금


밥 한 공기에 담긴 여수의 정. 첫 목적지는 게장 맛집이었다. 짭조름하고 달달한 양념게장과 담백한 간장게장을 김에 싸서 한입넣었다 허기졌던 속이 든든해지는 순간, 마음까지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 찾은 ‘모이핀 카페’에서는 커피와 다양한 빵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삶의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소소한 회상 속에서도 공감과 위로가 피어났고, 그 나눔이 곧 힐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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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위에서 나눈 삶의 이야기


바다 위에서 피어난 이야기꽃. 해상 케이블카에 올랐다. 발아래 펼쳐진 여수의 바다, 물빛은 투명했고 바람은 온화했다. 사랑 나무 앞에서는 장난스럽게 제각각 포즈를 취하며 맘껏 웃었다. 그 순간 우리는


‘지금 이대로 괜찮다’


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유치해도, 소중한 기억이 된다는 걸 알기에 그저 웃을 수 있었던 시간, 바다 위에서 이야기꽃이 피었다.



동백 숲을 걷다


묵묵히,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켜온 것들. 이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오동도. 걷는 내내 동백나무 숲길은 조용히 말을 걸었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 그들의 은근함과 묵묵함에 고개가 숙여졌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부드러운 바람과 잔잔한 은빛 물결이 반짝이는 길 위에서 나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위로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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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한 인심, 따뜻한 저녁


한 끼 식사에 담긴 온기. 일정을 맞추느라 바쁜 걸음 끝에 마주한 저녁식사. 갈치구이와 서대회무침,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배고픔뿐 아니라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었다. 후한 인심이 느껴지는 음식 앞에 고단함은 사라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한 공기를 비워낸 우리는 행복하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 여수에서 받은 작은 위로


바다처럼 온화한 위로 한 스푼. 이번 여행에서 여수는 분명 변해 있었지만, 그 변화 속에서 변치 않은 것이 있었다. 함께 나눈 사람들의 따뜻함, 잠시 멈춰 돌아본 나의 시간들, 그리고 나를 있는 그대로 다독여준 여수 바다. 그 모든 것이 고스란히 내 안에 남아 앞으로의 날들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건네주었다.


"어쩌면 여행은 낯선 곳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놓치고 지났던 ‘내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는지도모른다."

☕끝맺음


돌아보면, 가장 소중한 순간은 평범한 하루 속에 있다는 것을 여수가 일깨워주었다.

이웃님도 그런 하루를 만나시길.”



#여수힐링의시간 #자연에감사 #함께소통한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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