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5] 타인과의 관계-함께 성장하기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있고, 오래도록 마음을 나누는 관계도 있다.
그러나 관계란 언제나 쉽지 않다. 겉으로는 웃으며 대하지만, 속마음까지는 알 수 없기에 때로는 오해하고, 때로는 멀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의 생각만을 앞세우기보다, 한 발 물러서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여유 말이다.
그 바탕에는 인격과 품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덕목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모임에 나가다 보면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을 꼭 만나게 된다.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주장으로 흘러갈 때, 관계는 금세 삐걱거리기 마련이다.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가벼운 관계가 깊은 관계로 자라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코로나 시절, 우리는 비대면으로 관계를 이어갔다. 화면 속에서 웃고, 메시지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관계는 그저 가볍게 이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대면의 시간이 다시 열리자, 관계는 전혀 다른 색깔을 띠기 시작했다. 눈빛을 마주하고, 목소리의 떨림을 직접 느끼며,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특별한 경험은 아침 새벽 독서 모임에서 찾아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구나” 하는 가벼운 인연이었다.
하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습관과 삶의 결까지 공유하다 보니 관계는 점점 단단해졌다.
SNS에서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하루의 작은 일상을 공유하면서 “아,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들이 쌓여갔다.
가벼운 인사와 안부에서 출발한 인연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동반자로 자리를 잡았다. 단순히 만남의 횟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서로의 가치와 생활이 맞닿을 때 관계는 깊어진다는 사실을 체감한 것이다.
지금도 우리의 만남은 책을 매개로 이어지지만, 단순한 독서 모임을 넘어 서로의 삶을 성찰하고, 앞으로의 길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관계는 결코 하루아침에 깊어지지 않는다. 작은 신뢰의 축적, 반복되는 만남,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려는 마음이 쌓일 때 비로소 관계는 무게를 얻는다. 그렇게 가벼운 만남은 서서히 우리 인생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뿌리가 되어 가고 있다.
중년의 삶에서 깊은 관계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가벼운 인연 속을 지나왔다. 하지만 나의 내면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몇몇 깊은 관계는, 인생 후반부를 더욱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 혼자서는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삶도, 누군가와 함께라면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관계를 깊게 만드는 방법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작은 약속을 지키며, 때로는 내 생각을 조금 내려놓고 함께 걸어가는 것. 그렇게 쌓아가는 신뢰가 결국은 우리를 진정한 관계로 오래 이어갈 수 있다
가벼운 관계가 깊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노력하면서 이어져왔기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각자 자기 돌봄의 또 다른 길을 발견하면서 더 높이 성장해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