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6] 마음은 옳고 그름보다, 느껴진 대로 반응한다
만남의 시작은 늘 설렘이었다.
우리는 낯선 곳에서 어떤 인연으로든 처음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지만, 눈을 맞추고 서로가 주는 온기를 느끼며 다가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이 통하면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고, 다름을 존중하며 관계는 이어진다. 성숙한 만남에서는 굳이 간섭하거나 크게 지적하지 않는다.
누구나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를 갖춘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혹여 상대가 다소 의외의 행동을 하더라도 대화의 자리에서는 슬쩍 넘어가며 조화롭게 관계를 이어간다.
갈등은 예고 없이 다가온다.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각자의 마음 상태와 환경은 조금씩 변한다. 그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속에서 생각의 차이가 드러난다.
사소한 오해가 쌓이고, 때로는 작은 말 한마디가 폭발의 불씨가 된다. 그 순간 우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상대의 낯선 얼굴, 때로는 본색을 마주한다.
나 역시 그런 순간을 겪었다.
상대의 거친 태도 앞에서 억울했지만, 누구의 잘못이라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나는 스스로를 낮추며 사과했다. 그러나 끝내 소통은 닿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관계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떳떳하게 서 있는가였다.
마음은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반응한다. 나는 오랜 지인과의 모임에서 농담처럼 던진 한마디로 관계의 벽을 경험했다.
웃자고 한 말이었지만, 상대는 그것을 오해로 받아들였고, 그날 이후 우리는 멀어졌다. 나는 해명하려 했지만, 이미 닫힌 마음은 열리지 않고 완강했다.
그 순간 알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은 ‘논리’로 설득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진 대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때로는 길고 복잡한 해명보다, 단순하지만 진심 어린 말이 더 큰 다리가 된다.
“그랬구나. 미안해.”
상처는 나를 단단하고 부드럽게 만들었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찾아온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누군가는 다치고, 나 역시 뜻밖의 말에 무너졌다. 그래서 관계는 늘 조심스럽다.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 아픔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상처는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더 부드럽게 만들었다. 예전 같으면 억울함을 증명하려 애썼겠지만, 이제는 상대의 말과 행동 뒤에 숨어 있는 마음을 보려 한다.
“저 사람이 많이 힘들었구나. 그 뒤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렇게 바라보니, 상처는 나만의 아픔이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는 통로가 되었다. 상처를 통해 우리는 성장한다.
나는 이제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해와 다툼, 심지어 관계의 단절조차도 우리를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이라 믿는다.
혹여 누군가 관계의 아픔으로 힘들어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상처는 당신을 더 깊고 성숙한 사람으로 만듭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그 경험을 껴안아 주세요.
언젠가 그 상처가 누군가를 위로하는 힘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