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전염

by 고정미

사람들은 기분이 안 좋거나 나쁠 때, 찡그리거나 무표정이거나 울거나 화를 낸다. 반대로 기분이 좋으면? 웃거나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다.


나는 얼마 전 기분이 좋으니 갑자기 춤을 추고 싶었다. 그런데 배워본 적도 없고 흥대로 내 몸을 움직여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덩실덩실 이상한 춤이 나왔다.

수업은 줄줄이 있는데 개학 후 학생들의 바뀐 시간표와 수업시간, 숙제, 그리고 아들들의 하루 일정, 숙제, 식사 등을 챙기다보니 퀭해지고 고단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마지막 수업인 친구가 시간을 착각하여 못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엄마인 내가 항상 거실에서 수업을 하고 바빠서 아들들은 방 안에 모여 숙제를 하거나 밖에서 밥을 사먹게 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의외로 수업이 일찍 끝나 휴식을 취하거나 아이들과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콧노래가 절로 나올 것 같았다.


"그래, 알았어~ 토요일 ○○시까지 꼭 보강하러 와야 한다~!"


전화를 끊고 방문을 열었다. 마침 모여있는 아이들을 보고

"유후~ 엄마 수업 끝났다~~♬ 오예~~"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더니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다.

"엄마 진짜 웃긴다, 울 엄마 귀엽다~"

"나도 유후~~♬ 오예~♪"

하며 쪼고만 것들이 나를 따라한다.

"어쭈구리~ 내가 언제 그렇게 했냐~ 이렇게 했지~!"

그러면서 또 한번 유후를 외치고 박수를 치며 팔은 덩실덩실, 다리는 번갈아 올리며 춤도 아닌 것이 기쁨의 몸짓을 하였다.


덩실덩실 이상한 춤이 아이들을 까르르 웃게 하고,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다시 한번 웃게 됐다. 나의 웃음이 아이들에게로, 아이들 웃음이 다시 내게로 오는데 '웃음 전염'이라는 것이 이런건가 보다 생각하며 미소 지었다.

칼국수를 먹을까~ 컵라면을 먹을까~ 새로 생긴 국수나무집을 가볼까~ 고민하여 나서는 저녁식사 길이 신난다.


그 일이 있은 뒤 1-2주가 지났나 지난주 가족 회식으로 치킨 집에 다녀 오는 길에 아들들에게 각자 기분 좋을 때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 아이들과 신랑의 몸짓에 박장대소 하였다. 영상으로 찍으면서 막내에게

"엄마는 어떻게 하지~?" 물으니,


"유후~♬ 이히~♪"하며 덩실덩실 한다.

신랑도 웃고, 나도 웃고, 아이들도 웃었다.


스트릿우먼파이터에 나오는 전문댄서들처럼 화려하고 멋진 춤기술이 아니지만, 촌스럽고 황당무계한 몸동작으로도 행복한 순간이다.

앞으로 몇 일은 더 써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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