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도 훔치는 게임이라니~!

by 고정미

초등학생이고 중학생이고 요즘 로○록스의 브○인롯 훔치기 게임이 아주 난리다. AI사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족사진을 지○리 느낌으로 바꿔주는 것도 유행처럼 번지며 SNS에 난리였는데 이탈리아식 이름, 음성을 결합한 숏폼 밈(인터넷 유행)이라며 올해 초부터 아이들이 해괴망측한 이름을 노래처럼 불러대며 브○인롯은 여전히 유행 중이다.

트랄랄레로 트랄랄라, 퉁퉁퉁퉁퉁퉁퉁퉁퉁 사후르, 봄바르디로 크로코딜로, 리릴리 라릴라 등 희한한 이름들의 AI캐릭터가 너무나 빠르고 폭넓게 유행이 확산되는 느낌이라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뭐가 그렇게 초등생들의 마음을 훔쳤을까?

네 발로 신발을 신고 있는 상어에다가 방망이를 들고있는 두꺼운 막대기같은 애, 바나나 몸통 침팬지 등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가짜같고 엉망으로 이미지를 합성한 듯해서 나는 거부감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수업을 하다가도 글을 쓰다가도 노래처럼 흥얼거린다.

그러기를 몇달, 심지어는 팬들이 만든 캐릭터 맞추는 2차 창작물이 나오더니 급기야는 대형회사에서 게임으로도 나왔다. 이렇게 유행이 금방 넓고 빠르게 확산되는 것도 신기했지만 유행하는 밈으로 캐릭터 옷, 인형, 게임 등 상품으로 출시되고 그걸 또 소비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카푸치노 아싸씨노 이름도 그림도 희한하다.

어쨌거나 올 한해 대유행을 하고 있는 이 이탈리아 브○인롯이 로○블록스 게임으로 나오면서 초등 남자아이고 여자아이고 중학생들도 너무나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난 또 이 이름이 마음에 안들었다. 아니 아이템을 얻어서 업그레이드 되면 되는거지, 훔치긴 뭘 훔쳐~! 레고 같이 생긴 아이들 캐릭터를 찰싹 소리가 나게 때릴 수도 있다니 이거 정말 안전한 게임인건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일단은 자기들끼리 대유행을 하고 있다니 주말에만 게임을 시켜줬는데 이거이거 아이들이 완전히 푹 빠진 모양이다. 어느 날은 평소처럼 삼형제가 모여서 뭐라뭐라 시끄럽게 말하며 게임을 즐기다가 시간이 다 되어 아쉬운 모양인지 첫째가 나에게 같이 해보자고 한다.

"엄마~ 엄마도 같이 하면 안돼?

"엄만 안해~. "

"왜~~ 내 친구 ○○는 엄마도 같이 게임한다는데 엄마도 같이 하자~!!"


결국 아들들의 간절함에 함께 같이 해보았다. 내가 직접 해보니 아이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법도 했다. 남들이 내 아이템을 훔쳐가려 할 때 큰애가 도와주고 둘째가 아이템 얻는 방법을 알려주고 셋째는 혼자 로그인이 안되서 다른 게임하면서 가지각색을 느끼며 나름 재미가 있었다.

"엄마, 내 아이템 가져가~!"

"엄마, 빨리 기지 잠궈! 누가 엄마꺼 훔쳐가고 있어!"

"엄마, 내가 엄마꺼 훔쳐가는 애 한 대 때려서 엄마꺼 지켰어!"

"엄마, 내가 지켜 줄게 내꺼 가져가~!"


게임을 하면서 참 웃겼던 것은, 게임에서는 내가 잘 못하니까 나보다 게임을 많이 해본 이 녀석들이 듬직하다는 느낌도 들었다는 것이다.

아들들이 이 게임을 왜 재미있어 하는지, 왜 친구들이랑 같이 하려고 하는지 조금 알 것도 같았다.


게임을 직접 해보니까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지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닌거다. 아이템을 훔쳐가고 다른 사람이 정당하게 돈주고 사가는 아이템을 중간에 때려서 빼앗아 가는 게임이라니. 아들들과 함께 할 때는 재미가 있기도 했었지만 아이들 도움없이 내가 한번 혼자 해보려 하니까 정말 재미도 없고 이 게임은 그렇게 정이 가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훔쳐가는 게임이라니..... 무료로 주는 아이템 받으려고 새벽 4시에 깨워달라는 너희들의 모습에, 점점 더 게임에 깊숙이 빠져드는 모습이 부모로서 수긍이 가지 않는다.


흥, 빨리 유행이 지나서 시들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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