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2
3화. 사주단자의 웃음
봄바람이 마을을 스치던 날,
사주단자가 들어왔다.
허름한 도포에 낡은 부채를 들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의 발걸음이 가벼운지 무거운지로 한 해 농사를 점쳤다.
“팔자를 봅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그저 믿고 싶은 이들의 귀에만 또렷했다.
지영모는 먼저 그를 불렀다.
상복은 이미 벗겨져 있었다.
“큰딸과 작은딸, 사주를 봐주시오.”
사주단자는 붓을 들고 생년월일을 적었다.
잠시 눈을 감더니, 천천히 웃었다.
“이 집 큰딸이 금수저 팔자요.
저 멀리 있는 부잣집 아들과 맺어지면, 최고의 인연이 되겠소.”
지영모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확실하오?”
“팔자는 하늘이 내린 길이오.
사람이 바꿀 수는 없지.”
그는 단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이상하게도, 방 안 공기를 가볍게 하지 못했다.
지영은 문밖에서 그 말을 들었다.
‘최고의 인연.’
그 말이 기쁨으로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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