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by 최지윤

노동으로 살아가는 개인들이 바라는 단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병에 걸리는 일뿐이다. 매일매일의 노동에 지쳐버린 인간들이 그들의 남아있는 영혼을 구해 내고자 할 때 기껏해야 질병이라는 저 한심한 피난처밖에는 다른 방도를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장 그르니에-「섬」중 에서...


내 영혼은 한심한 피난처에서 안식 중인가, 아니면 또 다른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인가... 차라리 전자라고 믿고 싶다... 눈물이 나도록 행복한 순간, 순간을 의식한 건 오히려 아픈 이후니까 말이다...


물리적으로 한계에 갇힌 나에게는 그나마 자유로운 생각과 마음껏 움직이는 손가락으로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쓴다는 것은 아직은 내가 살아 있다는 존재 증명의 한 방식인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크로체는 말했다 "어떤 식으로든 표현되지 않는 것은 네 안에 없는 것이다"라고

이 말은 말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조각이든 어떤 식으로든 물리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개념은 애초부터 없는 개념이라는 말일게다


내가 내 안에 있는 생각들을 느낌들을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자유로운 수단은 글이기 때문에 나는 글을 쓴다


이렇게 매일매일 글을 쓰면서 글을 쓰는데 수반(supervence on)해서 나에게 없다고 생각한 글재주도 늘기를 바래 본다. 젊었을 때 나는 문학과 거리가 멀다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에 감히 문학 장르에 도전해 볼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달라지고 쌓이면서 내 글에도 감성 한 스푼이 더해진 느낌이 들어 감히 도전해 볼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이다


아직도 설명적이고 딱딱한 예전 버릇이 남아있는 건 알지만 세월은 그런 나를 변하게 만들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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