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에세이

by 최지윤


[나미야잡화점 책 표지]


이별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어지는 건 어떤 구체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표면적인 이유가 있다 해도, 그것은 이미 마음이 단절된 뒤에 억지로 덧붙인 변명에 불과할지 모른다.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순간이 와도 누군가는 분명 회복하려 들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미 인연은 끊겨있었 던 것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중에서


이별이란, 헤어짐이란, 이렇듯 ‘마음이 끊어지는 ’이라는 사실을,

오늘 다시 한번 깊이 느낀다.


친구 간에도 연인 간에도 아니 어떤 인간관계든지 서로 관계를 회복할 마음이 있다면 어느 쪽에서든 인연의 고리를 연결 지으려고 노력하고 그 노력은 닿게 마련이다.


특히나 요즘 같이 생활 흔적이 온라인에 남아 있는 정보화시대에서는 말이다. 그런데 이미 마음이 끊어졌다면 그런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을 테고 그대로 멀어지는 거다.


아픈 지 10년이 넘었는 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닿아 있기에 여전히 한결 같이 연락하고 지내는 지인들이 있다.

사실 그들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기 전 꾸준히 지인들과 교류하며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잊지 않고 살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내 과거이자 자긍심이다.

그렇다고 내가 과거의 영광에 매여있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현재 내 삶이 아무리 비루해도 나란 존재는 빛나는 보석 같은 사람임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한 동안 소식을 모르 던고등학교 동창 친구의 흔적을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발견했다 들어가서 흔적을 남기면 다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난 주저하다가 그만두고 말았다.


이런 내 모습에서 나는 예전에 읽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떠올렸고, 이미 내 안에서 마음이 닿지 않은 끊어진 인연임을, 그리고 이별이란 게 이뤄진 것 임을 깨달았다. '시절 인연'이란 말을 다들 들어 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그 시절에만 마음이 닿은 인연을 뜻할 테다. 그 시절이 지나니 마음이 끊어져 이별을 하게 되는 인연들... 시절 인연들 말이다. 시인 이안이 한 말이 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운명일지라도 그 사람을 당신 곁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당신의 말과 행동입니다."


아무리 시절 인연들이라고 하더라도 운명을 우리의 자유 의지로 길게 이어 나가 보자~^^♡

내가 친구들 모임에서 좋아하는 구호가 있다


"자주 보지 말자, 오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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