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마음에 물과 햇빛을 주지 않겠다는 다짐
무던해졌음에도 나는 여전히 네 생각이 난다
네 무관심에
어쩔 수 없다 낙담하며
마음을 접었다
이제 마음 접었다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더 편해졌다고 해야 할까
대하는 방식도 떨리기보단
좀 더 무던해진 기분이다
언젠가 넌 다른 남자를 만나겠지
너는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니까
다만 그 남자는 내가 아닐 테고
너는 나에게 보여준 적 없는 표정을
그 사람에게 보이겠지
때문에 나는 더 상처받기 전에
먼저 마음을 접었다
그렇게 접었다고 생각한 마음은
엎질러진 물이더라
다시 담을 수가 없더라
오랜만에 만난 너와 이야기를 나눴다
마른 줄만 알았던 내 마음에
애틋함이 새싹처럼 돋았다
그러나
그렇게 돋아난 애틋함은
되려 자라나 가시를 꺼내고
내 마음에 고통이 된다는 걸 안다
상처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 묘한 행복감 사이에서
마음은 갈팡질팡.
접어진다면 그게 마음이겠니
마음이란 건 어쩔 수 없구나
다만 그 새싹에
물과 햇빛을 주지는 않을 거다
아픈 사랑은
이뤄지지 않을 걸 알기에 아픈 거니까